KPI뉴스 - 실손보험료 크게 올렸는데…사상 '최대 적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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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료 크게 올렸는데…사상 '최대 적자' 왜?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11-24 16:31:21
비급여 보험금 급증…도수치료·백내장·영양주사 등
"비급여 부문 과잉진료 잦아…보험금 누수 막아야"
보험사들은 실손의료보험 적자가 너무 크다며 올해초 보험료를 상당폭 인상했다. 올해 1월에는 2세대 실손보험료를 8.2∼23.9%, 4월에는 1세대 실손보험료를 6.8∼21.2%씩 각각 올렸다.

그럼에도 적자는 늘었다. 그것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잠정치)는 총 1조9696억 원에 달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손보사의 실손보험 연간 손실은 약 2조9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실손보험 계약에서 손보사 점유율이 80% 수준임을 고려할 때, 생명보험사까지 더한 총 실손보험 적자는 약 3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적자폭(2조5008억 원)을 크게 상회하는, 사상 최대 적자다.

올해 9월말 기준 손보사의 실손보험 위험손해율도 131.0%를 기록했다.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지출보험금이 수입보험료를 그만큼 초과한다는 뜻이다. 전년동기는 127.1%였다.

보험료를 대폭 인상했음에도 왜 적자 구조가 개선되긴 커녕 더 악화된 것일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비급여 진료비 항목에서 실손보험금 청구가 대폭 늘어난 점이 꼽힌다. 

▲ 올해 보험료가 꽤 올랐음에도 실손의료보험 적자는 오히려 더 확대됐다. 비급여 항목 보험금 지출이 급증한 탓으로 풀이된다.[게티이미지뱅크]

정성희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연구실장은 "올해 호흡기관 관련 청구 외 다른 청구금액은 작년보다 더 늘었다"며 "청구된 실손보험금의 65%가 비급여인데, 백내장 등 몇 개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도 "도수 치료, 백내장 수술, 비타민·영양 주사 등 비급여 항목에서 막대한 실손보험금이 지출되고 있다"며 "비대면 네트워크를 통해 실손보험이 적용되는 비급여 진료 항목이 공유되면서 관련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수 치료 등이 포함된 근골격계 질환 관련 실손보험금은 2017년 1조9800억 원에서 2020년 2조9900억 원으로 50.5% 늘었다. 같은 기간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금은 365.4% 폭증했다. 정 실장은 "올해 백내장 관련 보험금 지출이 1조 원을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손보업계 관계자는 "특히 보장성이 높은 편인 1세대 실손보험의 손실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손보험은 크게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1세대 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2세대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된 3세대 실손보험, 2021년 7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나뉜다. 

1세대 실손보험의 올해 9월말 기준 위험손해율은 140.7%로 모든 상품 중 가장 높았다. 2세대 실손보험은 128.6%, 3세대 실손보험은 112.1%를 나타냈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료를 더 인상해야 한다, 특히 1세대 실손보험료가 대폭 상승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 올해 실손보험료를 25~30% 가량 인상했어야 했는데, 너무 조금 올렸다"며 "내년에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작정 보험료 인상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상된 보험료는 갱신 시점에 적용되는데, 실손보험의 갱신 주기는 대개 3~5년"이라며 "따라서 보험료 인상의 효과가 전반적으로 나타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보험료를 올렸으니 일단 인상 효과 여부를 지켜보면서 비급여 진료비 항목의 보험금 누수부터 막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보험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실손보험 비급여 보험금 누수 방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도수 치료, 비타민·영양주사 등 비급여 진료의 실손보험금 심사가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항목은 적극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함으로써 보험금 누수를 막고, 과잉진료를 예방하려는 목적이다. 

정 실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관리하는 급여 진료비와 달리 비급여 진료비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 관리가 필요하다"며 "비급여 부문 과잉진료만 예방해도 보험금 누수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안재성·강혜영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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