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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일본 추월한 한국경제, 일본 꼴 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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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2-01-15 15:48:54
장기 침체 겪는 일본, 한국에 추월당하는 흐름
모방 대상 사라지는 '캐치업' 경제의 한계 직면
한국경제도 캐치업으로 성장…한계 대비해야
'한국이 이미 일본을 앞질렀다', '한국은 일본보다 풍요로운 나라로 바뀌고 있다'

며칠 전 일본의 경제학자가 했던 말이다. 일본 경제가 오랜 침체와 활력 부족으로 헤매는 동안 한국이 빠르게 성장해 둘 사이에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는 것이다. 지금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멀지 않은 시간에 역전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얘기의 근거로 임금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산정한 2020년 평균 임금은 일본이 3만8515달러, 한국이 4만1960달러로 이미 뒤집어졌다. 우리가 일본보다 풍요로운 나라가 된 것이다.

1인당 GDP는 여전히 일본(4만146달러)이 한국(3만1496달러)보다 높지만 성장률을 감안하면 이 또한 안심할 수 없다. 2000년 이후 20년간 일본의 1인당 GDP가 1.02배 늘어나는데 그치는 동안 우리는 2.56배 성장했다. 그 결과 2000년에 일본의 31%에 불과하던 한국의 1인당 GDP가 지금은 78%까지 올라왔는데, 지금의 차이가 변하지 않을 경우 20년 내에 1인당 GDP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

이 전망이 터무니없는 게 아님은 양국의 핵심 산업인 전자산업의 역사를 돌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 전자산업은 트랜지스터 상용화를 통해 발전해 왔다.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지만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사이 일본이 제품화에 성공했다. 이런 모험 정신에 축소지향적인 일본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전자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워크맨 같은 획기적인 제품을 처음 만들어낸 나라도 일본이다. 일본 전자회사의 성공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미일 반도체 전쟁에서 패하고, 소비자에게 큰 의미 없는 제품 개발에 집착하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그 사이 우리 전자산업은 삼성전자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일본의 네 배나 되는 형태가 됐다. 2018년에 일본의 10대 전자회사 영업이익을 다 합쳐도 삼성전자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다. 나머지 기간에도 반도체와 휴대폰 경기가 어려웠던 몇 년을 제외하고 삼성전자가 일본 대표 전자회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이익을 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걸 보면 두 나라의 차이는 반도체 경기 호불황보다 구조적인 차이 때문으로 보는 게 맞다. 이익이 크면 클수록 기업의 대응 능력이 높아진다는 걸 감안하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 추세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일본 경제가 어려워진 이유로 여러 가지를 꼽는다. 1990년 버블 붕괴는 너무 흔한 얘기이고, 인구 노령화, 정책 실패, 엔화 강세 등 일일이 세기조차 힘들다. 캐치업(따라잡기) 경제의 한계도 그중 하나다. 앞선 나라의 경제 운용 시스템을 모방해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인데, 일본이 세계 최고의 경제가 되면서 캐치업할 대상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도 일본 이상으로 캐치업에 의해 성장해 온 나라다. 더 발전하면 참고할 대상이 사라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일본 경제와 같은 형태가 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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