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진화위 "실미도 사형 4명 암매장지 4곳 압축"…유족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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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위 "실미도 사형 4명 암매장지 4곳 압축"…유족은 '냉랭'

남경식
기사승인 : 2022-03-11 09:59:30
진화위 "상반기 중 진상규명 보고서 발표…이후 발굴 착수"
유족 "똑같은 이야기 10년째 듣는다…조사·발굴 병행해야"
'실미도 사건'이 일어난 지 50년이 훌쩍 지났다. 북파공작원 24명은 1971년 8월23일 실미도를 탈출, 서울 진입 과정에서 군경과 교전을 벌였고 그 중 20명이 사망했다. 당시 살아남은 4명도 이듬해인 1972년 3월10일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당한 공작원 4명의 암매장 유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사형당한 실미도 공작원 4명의 암매장 유력지를 추려냈다고 10일 밝혔다. 국방부와 협조해 이르면 올 상반기 발굴 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미도 유족 반응은 냉랭하다. 유해 발굴이 실제로 이뤄질지 의구심도 갖는다. 어찌 된 일일까.

▲ 실미도 공작원 유족들이 10일 경기 고양 벽제동 군부대 사찰에서 열린 실미도 사건 5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분향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송장건 진화위 조사관은 10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 군부대 사찰에서 열린 사형당한 공작원 4명의 5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위원회는 (암매장지) 장소를 어느 정도 좁혔다"고 밝혔다. 서울 오류동, 대방동, 인천 부평가족공원, 경기 고양시 벽제시립묘지 등 암매장 후보지 네 곳 중 한 곳을 최종 후보지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했다. 최종 후보지가 어디인지에 대해 송 조사관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또 "올해 상반기 중 실미도 사건 진상규명 결과를 내려고 한다"며 "보고서가 나오기 전이라도 국방부와 협의해서 발굴 작업을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안성민 국방부 군인권총괄담당과장은 "진화위 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며 "(발굴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2기 진화위는 2020년 12월 출범한 뒤 2021년 5월 첫 조사개시 결정을 내렸다. 실미도 사건도 진실규명 주요 사건에 포함됐다. 유족의 핵심 요구사항은 "유해를 찾아달라"는 것이다.

▲ 10일 경기 고양 벽제동 군부대 사찰에서 열린 실미도 사건 50주기 추모식에서 실미도 공작원 임성빈 씨 유족 임일빈 씨가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유족들은 추모식에 참석한 진화위, 국방부 관계자에게 "이미 50년이 흘렀다"며 "조사만 하지 말고, 발굴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발굴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화위 측이 "(발굴을) 최대한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답했지만, 유족들은 "말만 이렇게 하지, 안 찾고 흐지부지하는 것 같다" "똑같은 이야기를 10년째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조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조사에서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암매장지로는 ①사형이 집행된 서울 오류동 2325부대 근처 ②암매장 현장 목격자가 등장한 인천 부평가족공원 ③실미도 사건 당일 숨진 공작원 20명 유해가 발굴된 벽제시립묘지 ④공군본부 소재지였던 서울 대방동(1972년 사형에 관여한 공군본부 감찰부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 4곳이 거론된다.

2005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오류동과 벽제시립묘지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했지만 사형당한 4명 유해는 찾지 못했다. 암매장지에 대한 더 구체적인 진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암매장에 관여한 핵심 인물들은 여전히 입을 닫고 있다.

유족들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며 "(조사관이) 유족이라고 생각하고 역지사지 자세로 임한다면 진전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송 조사관은 "(유족들이) 원하는 만큼 속도가 안 나는 점은 죄송하다"며 "조사관으로서 직을 걸고 이야기하다 보니 (조사 결과에 대해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진화위에 (실미도 사건 외에도) 사건이 1만3000건 들어와 있다"며 다른 사건 조사도 병행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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