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부동산규제 완화? 어떤 정책도 가격을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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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부동산규제 완화? 어떤 정책도 가격을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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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2-03-26 11:36:12
1989년 한은 발권력 동원한 정부 증시 부양도
 MB정부 18번의 부동산 부양책도 실패로 귀결
새정부 부동산 규제완화도 한계만 드러낼 가능성
30년전에 사람들은 주가에 대해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코스피가 정권 지지도를 나타내는 지수라는 생각이었다. 여론조사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때여서 주가지수가 그 역할을 대신한 게 아닌가 싶다.  

1989년에 정부가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주가 하락을 막겠다고 나섰다. 쉽게 얘기하면 조폐공사에서 돈을 찍어 주식을 사 하락을 막겠다는 얘기다. 발표가 있고 사흘 동안 대부분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나흘째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의 지시를 받은 투신사가 아무리 주식을 사들여도 주가가 오르지 않았는데, 누가 가짜 주식을 찍어서 마구 팔아대는 게 아닌가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정부가 마음먹고 주식을 사는데 이렇게 매도가 쏟아질 리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부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자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온갖 편법이 등장했다. 마감 동시호가 때 시가총액 1,2위인 한전과 포스코를 대량 매수해 상한가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정부가 대놓고 주가 조작에 나선 건데,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온 행동으로 보인다. 

그래도 주가 부양에 실패하자 한달 만에 정부가 손을 뗐다. 정부가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는 어떤 경우도 가격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새 정부의 부동산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다. 당선자가 다주택자에 대한 과다한 규제가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얘기했고, 재건축 규제 완화도 언급했다. 이에 부응하듯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15억이 뛰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사실은 3년만에 처음 거래된 건데, 제목에서 이 사실을 빼다 보니 마치 대선 이후 15일만에 가격이 15억이나 뛴 것처럼 보였다.

정책이 바뀌면 집값이 오를 수 있을까? MB(이명박)정부는 5년 동안 1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임기 첫해에만 5번의 대책이 나왔는데, 종부세 감면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조정, 지방 미분양에 대한 세금 면제까지 내용도 다양했다. 

목적은 규제 완화를 통해 가격을 끌어올리고, 주택시장을 활성화하는데 맞춰져 있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매월 지방에서 사상 최대의 미분양이 발생했고, 수도권 주택가격도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하락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임기 4년차인 2011년부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해 서울지역 아파트매매가격이 30% 넘게 하락했다.
 
작년 4분기부터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이 주춤해졌다. 지난 2월에는 몇 년 만에 처음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세금부담 확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때문에 집값이 조용해졌다고 얘기한다. 

맞는 말이지만 더 큰 역할을 한 건 가격이다. 주택가격이 문제가 된 2018년 이후 유사한 정책이 수없이 나왔지만 집값을 잡는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역할을 한 건 사람들이 높은 집값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재건축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매개체가 될지 아니면 정부의 한계만 드러내는 역할을 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현재 예상으로는 정부의 한계만 드러내는 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정책도 가격을 이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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