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둔촌주공' 파국으로 치닫나…조합 "공사중단 시 계약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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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파국으로 치닫나…조합 "공사중단 시 계약해지"

김이현
기사승인 : 2022-04-14 15:02:15
6000억 공사비 증액 계약 놓고 갈등…2년째 합의점 못 찾아
조합, 계약해지안 총회 상정 가결…시공단은 인력⋅장비 철수
'단군 이래 최대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시공단이 '공사 중단'을 들고 나오자 조합은 '계약해지'로 맞섰다. 양 측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극한대립 양상이며, 소송전까지 예상된다. 
 
▲ 14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에 공사중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시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13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조건부 계약해지 안건 총회상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120명의 대의원 중 116명이 대의원회에 참석해 이중 11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조합은 시공사업단의 공사 중단이 10일 이상 계속되면, 총회에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둔촌주공 시공단(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은 15일 0시부터 현장에서 인력과 장비, 자재 등을 철수한다고 예고했다. 시공단은 중단 즉시 유치권을 행사해 공사장 출입을 전면 통제할 계획이다. 공사 진행률 절반을 넘긴 대단지 정비사업장의 공사가 멈추는 것은 사상 초유다. 

시공단 관계자는 "현재 공정률은 52% 정도인데, 2년 동안 공사비 한 푼 받지 못하고 자체 자금 1조6000억 원가량을 들여 외상 공사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이 일반 분양을 늦추고 설계 변경에 따른 정당한 공사비 증액을 거부하는 등 협의가 안 됐고, 결국 공사 중단까지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등의 배경엔 '공사비 증액 계약'이 있다. 조합과 시공단은 2020년 6월 설계안을 변경하면서 기존 공사비 2조6000억 원을 3조2000억 원으로 6000억 원가량 늘리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조합장이 해임되는 등 집행부가 교체됐는데, 현 조합은 해당 계약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공단은 강동구청의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은 만큼 조합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유효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나서 중재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달을 마지막으로 협상테이블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단은 지난 2월부터 3차례 내용증명을 보냈고, 지난달 말 최종 공사중단 예고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도 지난달 사업단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계약 변경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14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모습. [뉴시스]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서울 전체에서 분양된 8000여 가구의 절반 이상이다. 공사 중단에 직면하면 일반분양을 기다리던 청약 대기자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등 강남권 주택 공급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 그만큼 금융비용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시공단은 그동안 투입한 공사비, 조합에 빌려준 대여금 등 각종 비용을 2조5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용부담은 소송과도 맞물린다. 현재 양측은 입주 지연의 귀책사유가 어느 쪽에 있는지 법적 공방을 벌여보자는 분위기다. 계약해지에 따른 각종 손해배상 소송으로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계약이 해지될 경우 다른 건설사가 공사를 이어받아야 하는데, 정비업계 관행상 이미 공사가 진행된 현장에 새롭게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향후 책임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고,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실제로 계약해지까지 가는 등 파국으로 치닫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이익을 어느정도 선에서 남길 것이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양측이 서로 막대한 손해를 봐가면서 수 년간 소송을 벌이지는 않을 거다. 일정 부분 합의를 하겠지만, 시간이 지체되면서 발생하는 비용문제 처리 또한 관건이 될 것"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둔촌주공은 세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공급이 미뤄지면 지역 전세시장뿐 아니라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법정으로까지 끌고가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합의를 통해 계약 관계를 명확히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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