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동반 부진의 늪 헤매는 LG엔솔·LG화학…미래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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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부진의 늪 헤매는 LG엔솔·LG화학…미래도 '불투명'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04-27 16:36:09
원자재가 폭등에 LG엔솔 1분기 영업益 24% ↓…LG화학 27% 감소
수요 차질·시장점유율 하락 등도 걱정…"주가 상승동력 별로 없어"
LG에너지솔루션과 모회사 LG화학의 주가가 동반 침체의 늪에 빠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전일 대비 1.3% 떨어진 41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상장 첫날인 올해 1월 27일의 시초가(59만7000원) 대비 30.0% 하락했다.

LG화학(46만3000원)도 이날 2.53% 떨어져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 하락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리 상장되기 직전인 1월 26일 종가(66만4000원) 대비 30.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은 2.6%였다. 두 회사 모두 코스피보다 하락폭이 10배 이상 더 컸다.  

LG엔솔 '고평가'·LG화학 '지주사 할인' 이슈에 시달려
 

주된 원인으로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고평가 이슈'가 꼽힌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공모가(30만 원)부터 고평가였다"고 지적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고평가를 받아왔던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의 강관우 대표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부터 너무 높게 평가됐다고 판단하면서 시가총액에 주목했다. 

강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전 LG화학의 시총이 최대 72조~73조 원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LG화학은 '지주사 할인' 이슈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사업이 분리 상장되면서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낮아지는 현상을 지주사 할인이라고 칭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자회사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다"며 "때문에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등에 의해 지분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분리 상장으로 LG화학의 기업가치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팩을 검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또 두 회사 모두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의 위협을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제품,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가격이 고공비행 중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리튬 가격은 킬로그램당 442.5위안으로 1년 전(82.0위안)보다 440% 폭등했다. 같은 기간 니켈의 톤당 가격도 1만6449달러에서 3만2650달러로 98% 상승했다.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자재인 나프타 가격도 크게 뛰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나프타의 톤당 가격은 897.1달러로 전년동월(563.1달러) 대비 59.3% 올랐다.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두 회사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4.1% 줄었다. LG화학도 매출은 20.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3% 감소했다. 

中 CATL과 경쟁에서 밀리는 LG엔솔…점유율 격차 11.1%p ↑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의 미래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 고평가와 지주사 할인 이슈는 차차 가라앉는다 해도 인플레이션은 쉽게 해결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국면이 최소 1~2년 가량 지속될 것으로 관측한다. 

두 회사에게 괴로운 점은 원가 상승분을 자사의 상품 판매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LG화학 등 석유화학 회사들이 나프타를 열분해해서 만드는 에틸렌 가격은 톤당 1000~120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주요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차)는 올해 1분기 275.54달러에 그쳤다. 2019년 4분기 이후 최저치로,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밑돌았다.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이 올해 초부터 산발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주요 도시에 대한 봉쇄령을 내린 점도 LG화학에 우울한 상황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봉쇄 조치로 공급망 이슈와 물류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요 측면에서 차질이 발생해 석유화학 제품이 거래량이 줄었고, 가격도 약세"라고 덧붙였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둔화와 원가 상승 등으로 국내 석유화학 회사 대부분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배터리업계 2위사 LG에너지솔루션은 1위사 중국 CATL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고객군을 갖춰 후일 1위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자신한 것과 달리 시장점유율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시장에서 CATL의 점유율은 32.6%로 전년 대비 8.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거꾸로 23.4%에서 20.3%로 3.1%포인트 떨어졌다. 점유율 격차는 1.2%포인트에서 12.3%포인트로 11.1%포인트 확대됐다. 

이익 격차는 더 크다. CATL은 작년 당기순이익 159.31억 위안(약 3조400억 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9299억 원)의 3배가 넘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ATL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이 14~15%인 데 반해 LG에너지솔루션은 4~5% 수준"이라며 이익 격차를 줄이기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두 회사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장기적인 매출 확대를 자신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테슬라와 협업을 강화 및 신규 프로젝트 확대 등을 통해 3월 말 기준으로 이미 300조 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두자릿 수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화학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중국계 중소형 업체들로 거래선을 계속 늘리고 있다"며 내후년까지 매출 증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따라오지 않으면,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기 어렵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모두 당분간 주가 상승 동력이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 강 대표는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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