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란은 왜 미국을 '위대한 사탄'이라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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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왜 미국을 '위대한 사탄'이라고 부를까

김당
기사승인 : 2022-10-17 12:09:48
'히잡' 시위 한 달째 최소 200명 사망…바이든 "이란 여성과 함께할 것"
이란 대통령 "'위대한 사탄' 미국이 이란에 혼돈-테러 선동" 비난
이란 혁명 직후 호메이니가 처음 사용…하메네이도 위기 때면 소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한달 전 이란 당국에 체포돼 구금된 상태에서 숨진 여성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를 지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쿠르드족 출신인 마흐사 아미니(22) 씨가 지난달 16일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조사를 받다가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한 달째 벌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Iran Human Rights)'은 지난달 17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로 최소 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금)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밸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연설하며 "우리가 이란의 용감한 여성들과 함께 한다는 것을 여러 분이 알아주기를 원한다"고 이란 여성들에 대한 연대를 약속했다.

이어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놀랐다"며 "이번에 깨어난 무언가는 오랫동안 잠잠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란은) 기본권을 행사하고 있는 자국민에 대해 폭력을 멈춰야 한다"며 시위대를 탄압하는 이란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자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혼돈과 테러, 다른 나라의 파괴를 선동하고 있는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을 '위대한 사탄'이라 불렀던 고(故) 아야톨라 호메이니 이슬람 공화국 창시자의 영원한 말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16일(현지시간) 비난 성명을 낸 것이다.

이란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적의 음모는 민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란이 반정부 시위와 관련 미국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이란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란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계획된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그리고 그들이 고용한 자들이 설계했다"고 지난 3일 비난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란의 최고 지도자들이 반정부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미국을 '위대한 사탄(Great Satan)'이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소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서 지난 2015년 9월에도 하메네이는 호메이니를 인용해 "이 '위대한 사탄'은 매우 의미심장한 표현"이라며 "적의 절대 은유로 '위대한 사탄'이 이슬람 공화국(이란)에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당시 설교에서 팔레비 왕조의 잔학 행위, 무자헤딘 에칼크(수니파)의 반역, 사담 후세인의 침공 등을 상기시키며 "그들은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에서 미국의 역할을 이집트 파라오의 역할에 비유해 호메이니를 모세라고 불렀다.

이란혁명(1977~1979년)을 이끌어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리고 현재의 이란 이슬람 공화국(Islamic Republic of Iran)을 창시한 호메이니는 이란 혁명과 이란 미국인 인질 위기(1979~1981년) 과정에서 '위대한 사탄'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하미드 다바시 교수(미 컬럼비아대 이란 및 비교문학)는 '알자지라' 기고문에서 이 '위대한 사탄'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란이라는 위대한 나라는 이 '위대한 사탄'을 이 나라에서 쫓아냈으며 우리는 그것이 다시 돌아오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수용 속임수'"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밤에 이란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수용된 테헤란 북부의 에빈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다.

이 교도소에는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 중 체포된 시위대 수백 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져 시위대 사상자가 늘어날 경우 반정부 시위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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