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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링컨, 처칠, 노무현, 윤석열의 공통점

UPI뉴스
기사승인 : 2022-11-04 07:34:50
지도자의 두 유형…여과형과 비여과형
여과형 지도자는 모험 대신 안정 추구
후자는 여과형이 상상할 수 없는 일 벌여
결과는 크게 성공하거나 완전히 망하거나
지도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여과형 지도자. 오랜 시간 정해진 정치적 시험 과정을 통해 걸러진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경우다. 이 과정을 거치면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중간에 탈락하기 때문에 규격화된 지도자가 만들어진다. 국가 운영에서 모험이 사라지고, 유사한 인물로 대체도 가능해 체계적인 통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비여과형 지도자. 위기 때문이든 대중이 일시적으로 착각을 했든 상관없이 여과과정이 느슨해지면서 나온 지도자다. 가끔 개성이 강한 사람이 선발되기 때문에 여과형 지도자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벌인다. 결과는 둘 중 하나다. 크게 성공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망해서 정치적 혼란이 발생하든지.

링컨과 처칠이 대표적인 비여과형 지도자다. 선거에서 수도 없이 떨어졌다. 대통령이 되기 전 링컨은 하원의원에 두 번 당선된 게 경력의 전부다. 처칠 역시 두 번이나 소속 정당을 바꿀 정도로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였다. 

두 사람은 당선되자마자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준비했다. 링컨은 남부군과 타협을 통해 연방을 분리하자는 요구를 뿌리쳤고, 처칠은 히틀러와 협상해 영국 국토만이라도 보존하자는 건의를 무시했다. 당시 미국과 영국이 여과형 지도자를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 타협에 나섰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표적인 비여과형 지도자다. 정치에 입문하고 1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최고권력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미숙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아는 만큼 일정기간 동안은 벌어지는 실수를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고쳐질 것이고, 그 후에는 모든 게 정상이 될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미숙함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다. 쌓아 놓았던 실망이 분노로 바뀔 수 있다.

이태원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와 경찰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가 나기 전에 수 차례 위험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 관계자들이 보인 태도도 실망스러웠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아직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총리부터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총장, 용산구청장까지 누구 하나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쏟아내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노무현대통령은 또 한 명의 비여과형 지도자다. 그가 겪어온 정치적 역정이 그렇고, 최고지위에 오르는 과정이나 대통령이 되고 난 후 행보가 기존 문법과 너무 달랐다. 그래서 재임기간에 엄청나게 많은 욕을 얻어먹었다. 대통령답지 않다는 비난이 주였다. 

"저녁 뉴스를 보면 어느 것 하나 대통령의 책임이 아닌 것이 없었다." 비여과형 지도자 노무현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그래도 대통령과 정부는 발생하는 모든 일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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