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노동 문제' 놓고 여야 강대강 대치…얼어붙는 연말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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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문제' 놓고 여야 강대강 대치…얼어붙는 연말 정국

장은현
기사승인 : 2022-11-30 16:01:39
대통령실 "불법과 타협없다"…유조차 추가업무명령 시사
원희룡 "면담 진전 없어 운송 거부한다는 건 억지 명분"
野 "국민은 尹대통령에 업무정지명령 발동하고픈 심정"
野, 환노위 소위 '노란봉투법' 상정 강행…與, 반발·퇴장
정부·여당과 야권이 '화물연대 파업', '노란봉투법' 등 노동 문제를 놓고 격렬히 대치하고 있다. 정부와 화물연대, 여와 야가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 일주일째 피해가 쌓이고 연말 정국은 얼어붙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할 시 "엄중 처벌"을 경고했다. 화물연대와 더불어민주당 등은 "계엄령", "폭거"라고 규탄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 구헌상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관(오른쪽)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화물연대와 2차 교섭이 결렬된 뒤 자리를 뜨자 화물연대측이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은 이날 화물연대·지하철 파업 등에 단호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파업을 하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려고 하지만 불법은 안 된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파업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한 운송종사자에 대해 명령서가 발송되고 있다"며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늘부터 파업에 들어갔는데, 하필 오늘 전국에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12월 2일에는 전국철도노조가 파업에 나설 예정"이라며 "지하철과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상당한 불편이 예상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은 그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잠정적으로는 유조차 운전거부로 휘발유 차질이 빚어진 점을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멘트에 이어 유조차에 대해서도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 관계자는 '안전운임제 폐지나 화물차 등록제 폐지도 검토되느냐'는 질문에 "현재 결론이 난 것은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검토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정부가 대통령 지시에 따라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드렸다"고 답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서초동의 한 시멘트 지입 운송업체를 찾아 운송 거부 상황을 점검하며 "면담에 진전이 없어 운송 거부를 한다는 식으로 억지 명분을 쌓지 말라. 이렇게 하면 면담 자체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 집행부가 집단의 명분을 내세워 업무개시명령 송달을 거부하고 운송에 복귀하려는 차주들까지 방해한다면 1주일이 걸리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끝까지 (업무개시명령을) 송달하고 법이 정한 최고의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와 화물연대 집행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40분 만에 빈손으로 헤어졌다.

국민의힘은 화물연대,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파업 등을 놓고 "자신들의 밥그릇만 지키겠다며 '물류'와 '교통'을 무기로 일단 떼쓰고 보자는 파업 깃발부터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 경제,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막대한 타격은 물론이고 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떼법은 헌법 위에 있지 않고 노조가 법치주의를 거스를 수 없다"며 "불법과의 타협은 있을 수 없으며 지금 당장의 모면을 위해 정부가 노조에 끌려다니는 일은 결탄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부여당은 화물연대 파업을 '정부 흔들기'로 보고 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품목 확대를 요구하는 건 민노총의 일방적 주장이고 여기에 정부를 흠집내려는 속내가 들어있다는 판단이다. 이들의 불법이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는 점도 강경 대응의 배경이다. 

반면 민주당과 정의당은 화물연대와 노조를 편들고 있다. 야당에겐 노동계가 강력한 우군이자 지지기반이기 때문이다. '노심'이 돌아서면 차기 총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정지명령'을 발동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꼬집었다. "화물 노동자를 자영업자라며 법 밖으로 내몰 때는 언제고 이제는 국가 기간산업을 맡는 필수인력이라며 대접은커녕 강제 노동 명령으로 협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논리 없이 무조건 불법 딱지를 붙이고 있다"며 "결국 윤 정부는 '국면 전환'을 위해 불법 파업 운운하면서 본인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노조에 반감을 가진 분들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정권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정의당은 강경 대응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내는 게 정권, 정부의 역할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선 야당이 노동문제 주도권을 갖고 '강수'로 일관했다. 야당은 이날 여당의 거센 반발에도 환경노동위 법안심사소위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상정하는 걸 강행했다. 찬반 투표에서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만 참여해 거수로 법안을 상정했다.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불법 파업 보장법이자 민주노총 방탄법"이라며 "야당 의원들의 일방적인 상정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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