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화물연대 굴복시킨 정부…'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 통과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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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굴복시킨 정부…'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 통과 미지수

장은현
기사승인 : 2022-12-09 16:44:37
화물연대, '총파업 중단' 투표 실시…파업 중단 찬성 61.82%
"현장복귀 결정…일몰 위기 놓인 안운제 지키기 위한 결단"
윤석열 정부의 강경 태도·파업 장기화 부담 등 작용한 듯
野, '안운제 3년 연장안' 단독 처리…법사위 통과는 불투명
학계 "노조법 개정해야…화물차주 안전, 국민안전과 직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9일 '파업 중단'을 결정했다.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 15일 만이다. 정부의 강경한 태도, 파업 장기화에 따른 부담이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은 일단 끝났지만 갈등이 해소된 건 아니다. 여야 정치권 공방과 사회적 갈등은 현재진행형일 뿐더러 장기화할 전망이다.

국회에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해 '안전운임제' 일몰 기간을 3년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한 순간 정부가 제안한 '일몰 3년 연장안'은 효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9일 경기도 의왕 서경지역본부에서 총파업 철회 결정이 발표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총파업 종료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만 6144명 조합원 중 357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211명(61.82%), 반대 1343명(13.67%)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무효표는 21명(0.58%)이었다.

화물연대 측은 입장문을 통해 "화물연대본부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현장복귀를 결정했다"며 "일몰 위기에 놓인 안전운임제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자 동시에, 제대로 된 안전운임제 지속·확대를 위한 투쟁의 2막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파업 기간 내내 노동 혐오적 인식을 드러내며 조합원들을 압박해 왔다.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 화물 노동자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고 지난 8일에는 철강 석유화학 업종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불법 파업으로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대한다"는 게 이유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참모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을 겨냥해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노동자 파업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핵에 견준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총파업 투표가 시작되기 전인 새벽 1시쯤 페이스북을 통해 "운송개시명령이 두 차례 발동되고 나서야 뒤늦게 현장 복귀가 논의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지난달 22일 정부·여당이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안한 적은 있다"면서도 "화물연대가 지난달 24일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 제안은 무효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의결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법사위 논의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지만 법사위에서 여당 측 반대에 발목잡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당 소속 한 국토위 위원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사위에서 통과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며 "정부가 애초 제안했던 3년 연장안을 화물연대가 받아들였다면 그 3년 동안 화물차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정부 입장은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에 들어간 이상 3년 연장안은 무효고 절대 받을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물리적으로 3년 연장안이 통과되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다만 화물연대가 백기투항한 상황에서 100% 화물연대를 몰아갈 것이냐, 아니면 약간의 구제책을 만들어 줄 것인가 판단이 남아 있긴 하다"라고 설명했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화물연대에게 일몰 3년 연장을 염두에 둔 안전운임제 지속을 약속했었다"며 "이후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모든 게 정부, 여당 탓"이라고 단언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화물연대 사태의 관건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현재 법적으로 이들이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노동자로서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권리와 집회, 시위를 할 자유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부, 여당 측에서 노조법 개정을 받지 않는 이유는 대기업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데다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며 "만약 여당 측에서 화물연대 조합원에게 노동자 지위를 부여한다고 했을 때 내부에서 '왜 단합된 힘으로 정부와 싸울 수 있도록 자충수를 두느냐'는 비판이 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화물 차주들은 국가 수출 산업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들이다. 국가가 이분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라며 "운임 책정 등의 문제로 생계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면 이것은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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