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외풍에 주저앉은 '디지코'…KT는 뒤숭숭·시장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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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에 주저앉은 '디지코'…KT는 뒤숭숭·시장은 냉랭

김윤경
기사승인 : 2023-02-24 17:21:09
구현모 사퇴하며 디지코 전략 수정 불가피
뒤숭숭한 KT…체념과 자조감 속에 시장도 냉랭
최종 후보 선정돼도 3월 주총까지 험로 예고
연임에 도전했던 구현모 대표가 차기 CEO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KT의 차기대표 경선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환됐다. 

KT가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디지코(DIGICO)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디지코를 대표적 성과로 자랑해 온 구 대표가 외풍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만일 차기 대표로 정치권 인사가 선임된다면 현재의 디지코 전략과 성과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4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전날 이사회에 차기 대표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의사를 수용, 3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차기 CEO 후보를 선임한다.

구현모 사장은 두 차례나 차기 대표 후보로 뽑혔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반대 압박 등 거센 외풍에 쓰러졌다.

▲ KT의 디지코 전략을 소개하는 이미지. [KT 홈페이지 캡처]

뒤숭숭한 KT…체념·자조감 가득

KT 내부는 뒤숭숭하다. 정치권과 연결된 '낙하산 CEO'의 선임이 유력해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통신업 경험이 거의 없는 인사들까지 유력 CEO 후보로 거론되자 '결국 올 것이 왔다'는 자조감마저 드러낸다.

KT의 한 관계자는 "민영화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3년마다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이 반복된다"면서 "일부는 지금의 상황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직원은 "이사회가 '정치권 낙하산'을 거부할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반응도 보인다. 자신감이 가득했던 구 대표가 밀린 상황이라면 이사회가 소신껏 차기 대표를 뽑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서다.

디지코 전략 조정 불가피…동력도 미정

디지코 전략은 전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업이야 이어지겠지만 주요 제안자이자 추진자였던 구 대표가 빠지면서 동력이 유지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구현모 사장 취임과 함께 KT는 공격적으로 디지코를 추진해 왔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주목할 성과를 냈다. 디지코는 구 대표의 대표 성과이자 연임 도전 이유였다.

디지코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기반한 디지털플랫폼기업을 의미하는 말로 KT가 지향하는 미래이기도 하다.

문제는 KT 차기 대표에 도전한 사외 후보군 중 통신 사업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다수 있다는 것. 디지털과 무관한 인물도 있다. 당사자는 '(디지털이나 통신을) 안다'고 하겠지만 업계는 '모른다'고 평할 인사들이다.

만일 이들이 정권의 지원을 받으며 KT의 차기 대표가 된다면 디지코는 제대로 힘을 받기 어려운 실정.

KT 내외부 인사 중 통신을 잘 아는 후보가 대표가 돼도 디지코 전략은 수정 가능성이 높다. 구 대표와는 전략과 소신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냉랭한 시장, 주저앉은 KT 주가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KT가 지난 9일 대표 이사 재공모를 밝힌 후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제대로된 반등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차기 대표 후보군의 명단이 공개된 후로는 연일 내리막이다. 정치권 인사들이 후보군에 다수 포함되면서 낙하산 CEO의 낙점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구현모 대표가 23일 후보직 사퇴를 발표한 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24일 KT의 주가는 전날보다 1250원(3.94%) 내려 앉은 3만450원으로 마감했다. 52주 신저가다.

최종 후보 선임 후에도 주총까지 험로 예고

KT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는 28일 심사를 담당할 인선자문단의 명단을 공개한다. 이날 면접 대상 후보자들도 함께 발표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당초 계획대로 면접을 거쳐 다음달 7일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 1인이 KT의 차기 대표로 승인되기까지는 일부 험로도 예고된다. 3월말 정기주주총회 통과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 남아 있다.

KT와 시민단체의 집단 대응 가능성도 제기된다.

KT 새노조는 23일 성명을 통해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외압이 아니라 이사회의 용기"라며 "이사회가 정치권 낙하산에 결연히 맞설 용기를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사회가 정치적 외압에 맞설 때 케이티 모든 노동자들이 함께 할 것임을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이달 10일 'KT 이사회의 대표이사 선임 재추진 결정 관련 논평'에서 "외압에 따른 CEO 내정 번복으로 의심된다"면서 "낙하산 배제만이 논란을 해소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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