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반도체법·IRA 본격 작동…미국은 '웃고' 한국 기업들은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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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법·IRA 본격 작동…미국은 '웃고' 한국 기업들은 '막막'

김윤경 IT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3-04-18 16:58:55
IRA 전기차 세액 공제 대상서 한국차는 모두 빠져
반도체법은 보조금 수혜 조건에 독소 조항 있어 고민
미국은 성과…투자 2배 늘고 일자리 8만 개 이상 기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과학법(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본격 작동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난항에 빠졌다.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기업들은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게 됐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회사들은 미 상무부의 과도한 요구에 걸려 보조금 신청 여부조차 고민 중이다.

두 법이 작동한 후 투자금액과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미국의 상황과 크게 대비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8월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하원 통과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백악관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재무부는 17일(현지시간) IRA 세부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약 989만 원)에 달하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16개 차종을 공개하고 18일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16개 차종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은 빠졌다. 미 재무부가 이날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는 대부분이 미국차였다.

전기차 공제를 100% 받을 수 있는 차종은 △캐딜락 리릭 △쉐보레 볼트·볼트EUV·블레이저·이쿼녹스·실버라도EV △크라이슬러 파시피카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드 F-150 라이트닝 △링컨 에비에이터 그랜드 투어링 PHEV △테슬라 모델3(퍼포먼스)·모델Y 등 11개다.

포드 이스케이프 PHEV·E트랜짓·머스탱 마하E △지프 랭글러 PHEV·그랜드체로키 PHEV △링컨 코세어 PHEV △테슬라 모델3 등 7개 모델은 절반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는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출되는 형태라 북미산 전기차에만 지급하는 보조금 수혜 대상이 되지 못했다.

지난달 발표된 IRA 세부지침에서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라 해도 북미산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미국이나 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사용하도록 규정한다.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 조건 중 한가지만 충족하면 최대 세액공제 금액의 절반인 3750달러를 받을 수 있다.

보조금 못받는 현대차와 기아, 난항 예상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해 독일과 일본 브랜드 차들이 미국에서 고전을 면키 어렵게 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IRA 보조금 수혜 차종 발표 후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고 싶으면 이제 미국 브랜드를 사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미국 이외의 자동차 제조사들의 고전"을 예상했다.

업계 역시 이번 보조금 지급 명단에서 제외된 기업들의 악재를 예상하고 있다. 중장기 대책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어려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현대차와 기아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2025년 미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완공 예정인 전기차 및 배터리 합작 공장 건립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북미 생산 조건을 적용받지 않고 세액공제가 가능한 리스 등 상업용 차량 판매와 가격 인하로 충격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법 보조금에 200개 사 의향서 제출…독소조항은 여전

반도체도 전기차 못지 않게 상황이 어렵다.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법 보조금 수혜 조건으로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초과이익 공유 △상세한 회계자료 제출 △중국 공장 증설 제한을 내걸면서 기업들은 골치가 아프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산하 반도체법 프로그램사무국이 초과이익공유에 대해 "기업이 받아 갈 이익을 규제하려는 게 아니다"고 밝혔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 돈을 못 벌어도 안되지만 많이 벌어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사무국은 홈페이지의 '자주하는 질문'(FAQ)에 초과이익공유가 "대부분 사업에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익이 전망치를 크게 초과하는 경우에는 발동한다"고 했다.

현재 미 반도체법 지원금 신청에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법 프로그램사무국은 지난 14일까지 모두 200개 넘는 업체에서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의향서에는 기업이 반도체법 지원금으로 건설하고자 하는 시설 규모, 위치와 생산능력, 생산제품, 투자 시기와 금액, 예상 고객 등을 설명하도록 돼 있다.

한국 경제계는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가 미 정부에 보조금 신청 요건을 완화하도록 요구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법에는 미국 반도체 생산 및 연구에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390억 달러의 예산으로 자국내 제조 반도체에 25%의 세액공제(인센티브)를 해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은 반도체법·IRA 효과 톡톡…성과도 가시화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과 달리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두 법으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 반도체와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는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000억 달러(한화 약 26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과 비교하면 약 20배 늘어난 수준이다.

두 법의 입법 이후 발표된 투자 계획에 따라 창출되는 일자리도 약 8만2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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