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그저 버틸 뿐"…고금리·역전세난 '사면초가'에 처한 젊은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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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버틸 뿐"…고금리·역전세난 '사면초가'에 처한 젊은층

박정식
기사승인 : 2023-04-24 07:43:01
고수익 기대했다 애물단지 전락한 물건에 자금 묶여
이자부담 무거운데 역전세까지…"세입자 나갈까 두려워"
눈만 뜨면 집값이 뛰던 문재인 정부 시절. '개 집을 사도 오른다'는 말까지 유행하는 분위기에 젊은층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거 주택 매입에 나섰다. 부동산 시장은 침체하고 대출 금리는 높은 지금 그들의 상황은 어떨까. 

▲ 한 시민이 서울 용산구 매봉산공원에서 도심 아파트 단지들을 보고 있다. [뉴시스]

"신혼집 마련·혼인 신고 미루고 또 갭투자 고민"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30대 중반 A 씨. 올여름 결혼을 앞두고 서울에 25평 신혼집을 마련하는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집값을 대려면 보유중인 집을 팔고 은행 대출도 받아야 하기에 배우자와 논의하고 있으나 해법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두 사람은 각각 집을 갖고 있다. A씨는 4년여 전 경기 용인 수지에, 배우자는 성남 분당에 전세를 끼고 1인가구형 원룸을 구입했다. 이번에 혼인합가를 위해 처분하려고 한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로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제 때 매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배우자는 보유 주택 매도를 미룰 생각이다. 최근 시세가 매입가보다 1억 원 넘게 떨어져 손실을 무릅쓰고 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새 분양 아파트에 청약할지, 재개발·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이슈가 있는 아파트를 찾아볼지 고민 중이다. 하지만 공사비 인상 부담에 고민마저 쉽지 않다.

A 씨는 24일 "분당 모 단지에서 리모델링 추가 분담금이 1가구당 3억 원 정도 나와 주민들이 추진을 망설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최근 서울에서도 건설사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 추가 부담을 요구하며 주민 입주를 막았다는 뉴스가 나와 남일 같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약도 여의치 않다. 아파트 분양가가 비싸 중도금 납부가 엄두가 나질 않는다. 금리가 올라 지금도 매달 약 160만원씩 대출 상환 중인데 금리 인상기에 또 대출받기도 두렵다.

A씨 부부는 혼인신고도 미루며 부동산 경기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2주택자가 돼 절세 혜택을 받으려면 5년 안에 처분해야 한다. 그러면 부동산 침체기에 자칫 신혼집 마련, 보유 주택 매도, 절세 혜택 모두 어그러질 수 있다. 

▲ 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부동산공인중개소 매물 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시스]

"집값 하락 역전세난에 세입자 놓칠까 노심초사"


30대 초반 직장인 B 씨는 2년여 전 주택 시장에 뛰어 들어 갭투자로 여러 채를 마련했다. 지금 부동산 경기 급락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투자금이 묶이고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역전세난이 심화됐다. 그는 세입자를 놓칠까봐 안절부절이다.

B씨는 청약으로 시작했다. 당첨된 아파트에 웃돈이 붙으며 돈 맛을 봤다. 호기가 커진 그는 지인들과 지방 부동산 시장을 돌며 본격 임장(현장답사)에 나섰다. 그렇게 해서 인천과 경남 김해, 경북 포항에서 전세보증금을 지렛대 삼아 갭투자로 매물을 사들였다.

높은 수익을 기대했던 그 물건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커진 것은 둘째 치고 집값이 떨어져 투자금도 손해볼 처지에 놓였다. 특히 역전세난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매입 당시 집값은 약 3억7000만 원, 보증금이 3억5000만 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집값이 8000만 원 정도 떨어졌고 추가 하락도 우려된다.

B 씨는 "다음 세입자를 구하려면 전세보증금도 크게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임대차 계약 만기 때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가 나가지 않기를 바라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략을 수정했다. 인천 집을 판 자금으로 김포에 실거주용 주택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부동산 침체기를 버텨낼 자금으로 적립해 놨다.

그는 "갭투자 물건에 투자금이 묶이고 역전세난에 투자원금도 손실 날 상황"이라며 "향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거라는 희망 하나로 침체기를 버티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고 했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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