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발효 임박한 EU '배터리법', 韓 기업들에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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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임박한 EU '배터리법', 韓 기업들에 미칠 파장은

김윤경 IT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3-06-15 16:04:53
'지속가능한 배터리법' EU의회 통과
친환경·순환…폐배터리 재활용 의무기준 명시
배터리 생애주기 기록·공개도 의무화
K-배터리 "대응 가능…장기적 호재 가능성도"
유럽연합(EU)의 대표적 친환경 경제입법인 일명 '배터리법'이 유럽 의회를 통과했다.

유럽의회는 14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찬성 587표, 반대 9표, 기권 20표로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가 2020년 12월 초안을 발의한 지 약 3년 만이다.

배터리법은 앞으로 EU 환경이사회의 승인과 관보 게재를 거쳐 발효된다.

▲ 배터리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배터리법의 제정 취지는 배터리의 생애주기를 관리하고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친환경성과 순환성을 강화하는 데 있다.

법에는 배터리의 디자인과 생산부터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탄소발자국 제도 도입이 포함돼 있다. 리튬·니켈 등 광물 재사용, 배터리 생산·사용 정보를 전자적으로 기록하는 배터리 여권제 도입도 주 내용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으로 볼 때 우리 기업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조항은 없는 것으로 본다. 배터리 공급망과 제도들을 선제 정비하는 기회로 삼으면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방점…의무기준 명시

유럽의회 발표에 따르면 배터리법은 배터리가 더욱 견고하고 오래 버티며 더 안전할 것을 요구한다. 폐배터리 급증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도 좋은 배터리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EU는 기업들이 소비자가 쉽게 제거하고 교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기와 휴대용 배터리를 설계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수거율을 높이고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 새배터리 생산에 다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법은 휴대용 배터리의 경우 최소 회수율을 올해 45%에서 2027년 63%, 2030년엔 73%까지 높이도록 했다. 전기차와 전기자전거 등의 경량 운송수단(LMT) 배터리는 2028년 51%, 2031년 61% 회수 기준을 적용한다.

폐배터리로부터 추출하는 핵심 원료의 최소 수준은 2027년까지 코발트와 구리, 납, 니켈의 90%, 리튬의 50%다. 2031년에는 코발트, 구리, 납, 니켈의 95%, 리튬의 80%가 최소 의무 기준이 된다.

배터리법은 법 발효 후 8년(96개월) 뒤부터는 핵심 원자재의 재활용을 의무화하고 최소 사용비율도 적용한다.

기업들은 2031년에는 코발트 16%, 납 85%, 리튬 6%, 니켈 6%를, 2036년부터는 코발트 26%, 납 85%, 리튬 12%, 니켈 15%를 맞춰야 한다.

배터리 생애주기 기록·공개도 의무화

배터리법이 발효되면 2025년부터 제품이 남긴 탄소발자국 공개가 의무화된다. 배터리 제품 및 서비스의 원료채취, 생산, 수송·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온실가스)의 총량을 측정하고 알려야 한다.

법 발효 후 24개월부터는 정부의 공급망 실사도 시행된다. 기업에 실사 관련 정책수립과 시행 의무가 부여된다. 배터리 재활용 준비 기업과 매출 4천만 유로 미만 기업만 제외된다.

2027년(42개월 후)에는 전기차와 LMT 배터리, 용량이 2kWh 이상인 산업용 배터리에 '디지털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이 도입된다. 배터리의 생산·사용·재사용·재활용·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정보를 QR코드로 공개하는 내용이다.

K-배터리 "대응 가능…장기적 호재 가능성도"

법 조항별 세부안인 10개 이상의 하위 법령들은 오는 2024년부터 2028년 사이에 제정될 전망.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법의 실제 적용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우리 기업들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탄소 발자국의 경우 기업들이 법 시행 이전부터 배출통계 구축과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노력해 왔고 재생원료 의무 사용도 8년의 준비 기간 동안 규정에 맞게 준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EU가 법 시행에 있어 국가별 차등이나 차별을 두지 않았고 기업들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단계별 실천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현재 별다른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EU의 친환경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호재일 수 있다'며 배터리법 대응에는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친환경과 탄소중립은 기업이 마땅히 지향할 방향이고 이에 대비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재활용 원료 사용이 활발해지면 원자재 가격 변동과 같은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폐배터리 회수율이 높아지고 원자재 추출 기술이 발달하면 재료 확보가 더 용이해진다"면서 "이는 원자재의 시장 가격 등락에 안정적으로 대비하는 방안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재활용율을 높이는 작업은 원자재 공급망의 다양화와 맥을 같이 한다"며 "업계는 폐배터리에서 추출 가능한 원재료 비율이 최대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탄소입법 강화하는 EU…韓 정부·기업, 공동 대응

유럽연합은 기후변화 대응과 역내 공급망 강화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경제입법을 추진 중이다. 

올해 2월 그린딜 산업계획(Green Deal Industrial Plan)을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핵심원자재법과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을 공개한 데 이어 3월에는 2035년 이후 내연기관 신규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는 자동차 이산화탄소(CO2) 배출기준 개정안을 발효했다. 올해 10월부터는 탄소배출량 보고의무제를 시행한다.

정부는 'EU통상현안대책단'을 중심으로 유럽의 경제입법에 대비할 방침이다. 기업들과의 논의를 통해 기업들이 EU내 영업 활동이 침해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배터리법과 관련해서는 하위법령 제정에 대응하고 사용후 배터리 관리 규정과 탄소 배출량 평가 기법 등 관련 제도들도 마련한다. 배터리 재사용, 재활용 등 관련 기술 개발도 집중 추진한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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