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 MG신용정보 "질 높은 의원에게 후원하세요"…직원 독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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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G신용정보 "질 높은 의원에게 후원하세요"…직원 독려 논란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3-07-03 10:46:14
회사 대표가 후원 대상 지정…기획실, 상세한 안내문 작성·배포
현재 확인된 의원 최소 4명…MG "회사에 도움 줄 수 있는 의원"
일부 직원들 "알지도 못하는 사람 후원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와 친분 있는 인물 포함…해당 의원실 "처음 듣는 얘기"
새마을금고중앙회 자회사인 MG신용정보가 사내 직원들에게 특정 국회의원에 대한 후원을 권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UPI뉴스 취재 결과 이 회사 대표는 후원 대상을 정하고 기획실은 안내문까지 작성해 직원들에게 돌린 사실이 4일 확인됐다.

MG신용정보는 채권·자산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865억 원이다. 직원 수는 지난 5월 기준 1200여 명(NICE 기업정보)이다.

2018년 송모 씨가 대표에 취임한 뒤 후원 권유가 시작돼 5년 동안 해마다 계속됐다. '정치 자금을 후원하면 1년에 10만 원까지 세액 공제되니 회사에서 지정한 국회의원에게 후원하라'는 식이었다. 10만 원을 후원한 직원은 손해를 보지 않는 대신 해당 의원은 호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이날까지 파악된 후원 권유 대상 현직 의원은 3명이다. 서울 지역 4선 중진과 재선 의원, 부산 지역 재선 의원이다. 부산 재선은 새마을금고중앙회 소관 국회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에서 활동하다 소속을 옮겼다.

또 전직 의원 1명이 있다. 20대 국회에서 의정생활을 했던 대구 지역 초선 의원인데, 현재는 원외다. 이 전직 초선도 현역일 때 후원을 받았다. 그런 만큼 MG신용정보가 후원한 의원은 최소 4명이라고 할 수 있다.

3명은 더불어민주당, 1명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일부 직원은 후원 대상 의원이 더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MG신용정보는 이들 4명이 전부라고 반박한다.

기획실에서 배포한 안내문에는 후원할 의원 사진, 경력, 계좌 번호, 후원회 전화번호 등 관련 정보가 세세하게 담겼다. 회사는 후원 대상을 "회사 차원의 정책 방향 설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했다.

안내문에는 "후원 완료 후 후원회로 전화하여 영수증 처리 및 수령지 개별 통보 필수", "영수증 수령지는 되도록 회사로" 등의 주문 사항도 적혀 있다. "(후원이) 의무 사항은 절대 아니다"라는 문구도 있었다.

▲ MG신용정보 기획실이 작성해 직원들에게 배포한 특정 국회의원에 대한 후원 안내문. [제보자 제공]

전·현직 직원들은 "참 특이한 권유였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후원 계좌는 물론 '영수증을 이런 식으로 받아라'까지 적힌 안내문을 회사에서 돌리는데 '안 하겠다'고 하기는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A씨는 "특정 의원에게 후원금이 쏠리지 않도록 인원을 배분해 후원한 부서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끼리 '뭐 이런 걸 하게 해'라는 얘기를 많이 주고받았다"며 "하지만 연말 정산에서 세금 혜택을 보는 것도 있으니 '그냥 후원하고 말자'는 생각으로 (후원)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안내문에 '의무 사항은 절대 아니다'라고 써놓은 건 웃긴 일"이라며 "그걸 보고 혀를 끌끌 찼다"고 말했다. C씨는 "회사에서 지정한 대로 어느 해엔 국민의힘 의원을, 다른 해에는 민주당 의원을 후원했다"며 "정치에 관심 없어 그들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했다. 누굴 지지해 후원한 게 전혀 아니라는 뜻이다.

UPI뉴스가 접촉한 직원들 중 자신이 후원한 의원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A씨는 "알지도 못하고 지지하지도 않는 사람들한테 후원할 수밖에 없었으니 이름을 기억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만이 아니라 계약직 중 일부도 회사 권유로 후원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 MG신용정보 홈페이지 캡처

회사 측은 후원을 권유한 것은 맞지만 강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후원 실행 여부를 조사한 적이 없고 누가 얼마나 후원했는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기획실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간부 회의에서 '이런 의원들이 정책도 괜찮고 활동을 열심히 하니, 직원들에게 자율적으로 후원하도록 안내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수증을 되도록 회사로 보내라'고 한 것에 대해 "우리가 도움을 줬다는 것을 의원실에 티를 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문구를) 넣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후원 대상 지정과 관련해 "질(?) 높은 국회의원이 늘어야 국민에게 좋기 때문에 발의한 법안 등을 보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요소는 고려하지 않아 대가성 없는 순수한 후원이었다는 얘기다. 

회사 지정 후원 대상에는 특정 지역·계층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공개 사과한 정치인도 있다. 송 대표와 오래전부터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인물이다.

송 대표는 "'계좌 번호 정도 알려줬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기획실에서 후원 안내문을 만들어 배포한 것까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기획실이 안내문을 배포하고 직원들이 몇 년간 후원했는데도, 정작 회사 책임자는 "이번에 처음 봤다"고 항변한 것이다.

후원 대상 의원실은 공히 "MG신용정보 직원들의 후원 권유는 우리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몇몇 의원실 관계자는 "기부금 영수증을 요청할 때 소속을 밝히지 않는 한 알 수 없는데, 요즘은 잘 밝히지 않는다"며 "통상적인 후원금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MG신용정보도 "후원과 관련해 각 의원실에 별도로 연락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김덕련 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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