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2010년 이후 예타 통과 고속道 중 서울-양평만 대폭 변경…백지화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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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10년 이후 예타 통과 고속道 중 서울-양평만 대폭 변경…백지화는 '0'

서창완
기사승인 : 2023-07-20 15:43:22
10개 사업 중 7개 예타안과 타당성조사안 비교
7개 노선 길이 평균 0.6㎞ ↓ vs 서울·양평 2㎞ ↑
양평道 55% 변경도 이례적…전문가 "다른 도로"
원희룡 선언 현실화시 "첫 예타 통과 백지화 도로"
국토부 "강상면도 검토된 것…여건 되면 다시 추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노선 변경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원안은 놔두고 종점(양서면→강상면)·노선을 바꾼 대안을 유력하게 검토한게 발단이었다.        

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타 강사'로 나서 반박하고 있다. 원 장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를 통해 "예타를 하면 이 안대로 해야 하는 거냐, 천만의 말씀"이라며 "예타가 도입된 1999년 이후 지금까지 24개 사업 중 14개가 예타 이후 본 타당성 조사에서 시·종점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0년 이후 노선계획이 수립된 고속도로 8개 중에는 4개가 시·종점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예타 통과 이후에도 노선 변경 사례가 절반 이상이라 서울-양평 고속도로 경우는 이례적이지 않다는 취지였다.

UPI뉴스는 2010년 이후 예타 통과 고속도로 건설사업 10개 중 예타 면제 3개를 뺀 7개를 살펴봤다.

▲ 2010년 이후 예타를 통과한 고속도로의 타당성조사 초안 시점의 변경 노선 길이. [UPI뉴스]

타당성조사와 환경영향평가(2016년부터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은 따로 진행된다. 타당성조사 결과는 환경영향평가에 반영된다. 그런 만큼 환경영향평가 초안(타당성조사 초안)과 예타를 통과한 안(예타안)을 비교해 시·종점과 노선 변경의 정도를 평가했다.  

7개 사업에 대해 예타안과 타당성조사 초안을 비교한 결과 시·종점이 바뀐 사례는 3개였다. 그러나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달리 이들 3개 사업의 노선 변경은 일부에 그쳤다.

3개 중 양평-이천 고속도로의 종점은 약 4.5㎞ 떨어진 곳으로 바뀌었다. 종점 변경으로 노선 길이는 4.1㎞ 단축됐다.

▲ 양평-이천 고속도로의 예타 당시 노선 검토안(위)과 타당성조사 초안 시점의 검토안.

일견 예타안과 타당성조사 초안의 종점 위치가 크게 다른 듯 하다. 하지만 타당성조사 초안의 종점은 예타 과정에서 대안으로 검토했던 지점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서 논란이 된 '강상면 종점'은 예타안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대안 노선이었다. 두 사안의 성격이 다른 셈이다.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2008년, 2018년 추진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민자사업도 양서면과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안을 모두 검토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 차관 발언을 뒷받침할 만한 공식 문서는 제시되지 않았다. 

인천 계양-강화 고속도로의 종점도 바뀌었다. 강화군 강화읍 갑곳리에서 1.2㎞가량 떨어진 선원면 신정리가 선정됐다.

▲ 계양-강화 고속도로(위)와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변경 종점과 노선 비교.

그러나 노선 길이는 1.6㎞ 줄어들었다. 또 노선 변경은 육안으로 구별도 힘들 정도였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분기점(JCT) 3곳이 달라졌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의 예타(위)와 타당성조사 초안 당시의 노선 비교.

예타안은 새만금 시점에서 광활 나들목(IC)-서김제 JCT-북김제 IC-김제 JTC-남전주 IC-죽림 JTC-원주 JTC로 이어지는 노선이었다.

타당성조사 초안은 새만금 IC-광활 IC-서김제 JCT-북김제 IC-이서 JTC-남전주 IC-완산 JTC-상관 JTC로 이어지는 노선이었다.

노선 길이는 1.5km 늘어났다. 그래도 2km가 길어진 서울-영평고속도로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나머지 4개 사업은 시·종점을 유지한 상태에서 일부 구간 노선만 조정하는 수준이었다.

예타안보다 타당성조사 초안에서 노선이 늘어난 건 새만금-전주와 함께 성서-지천(0.1km), 대산-당진(0.4km) 고속도로 사업이었다. 새만금-전주를 빼면 연장 길이가 0.5km도 되지 않는 미세 조정이다. 3곳 평균은 0.67km 확장.  

나머지 4개 사업에선 양평-이천 고속도로가 4.1km 줄어드는 등 노선이 짧아졌다. 4곳 평균은 1.53km 단축. 7개 사업을 합치면 결과적으로 예타 후 노선이 0.59km 가량 준 셈이다. 변경 부분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례는 다르다. 우선 노선 길이가 당초 27km에서 29km로 2km나 늘어났다. 노선도 55% 이상 변경됐다. 앞선 사례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비친다.

하권찬 한국도시산업연구원장은 21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종점이 강 위쪽에서 강 아래로 바뀌고 노선이 절반 이상 차이가 나면 변경이 아니라 사실상 다른 도로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지난 2021년 예타를 통과하고 지난해 3월 타당성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용역기간은 1년으로 완료 시점은 지난 3월이다. 지난해 7월엔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이 시작됐고 10개월 후인 지난 5월 결정 내용이 공개됐다. 이 때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됐다.

원 장관은 타당성조사 착수 시점 2개월 만인 지난해 5월 19일 용역업체로부터 '강상면' 안이 처음 보고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현재까지 타당성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원 장관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사업 백지화를 전격 선언한 바 있다. 백지화가 현실화하면 예타 도입 후 처음 있는 일이다. UPI뉴스가 국토부에 질의한 결과 지난 20여년 간 예타 통과 고속도록 건설 사업이 전면 백지화한 사례는 전무했다.

하 원장은 "양평 군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도로가 아니라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익을 위해 이어져 온 내용을 장관이 백지화시키겠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개선점을 찾아야 할 일"이라고 조언했다.

백 차관은 "지금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힘든 불능 상태에 도달했다고 봤기에 일단 스톱한 것"이라며 "정상적 추진이 될 여건이 갖춰지면 다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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