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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남아 총책 '탈북민 마약왕', 국내 대상 보이스피싱 혐의도

송창섭
기사승인 : 2023-08-18 11:21:12
보석금 마련 위해 중국동포 범죄 집단 활용
태국 한인 교포 명의 통장 활용해 자금 빼내
부산경찰청, 관계자 진술·자료 확보 수사중
崔 "사실무근…일부 세력이 날 음해하는 것"
경찰은 '탈북민 마약왕' 최정옥(36·여·구속) 씨가 검거되기 전 해외에서 대규모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내사를 벌이고 있다. 

한국인들로 구성된 동남아 마약밀수 조직의 총책으로 알려진 최 씨는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지난해 4월1일 국내로 압송됐다.

최 씨는 같은 탈북민과 조선족 등이 가담한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을 동원해 우리 국민을 상대로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 동남아 마약 밀수입 조직의 총책인 탈북민 최정옥 씨가 경찰-국정원 공조로 검거돼 지난해 4월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되고 있다.  [뉴시스]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태국 현지에선 최 씨가 보이스피싱으로 한 달 만에 5억 원 정도의 범죄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범죄 활동 규모에 따라선 피해금액이 10억 원대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건은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와 태국에서 함께 생활한 A 씨는 21일 UPI뉴스에 "부산경찰청에다 관련 자료를 모두 넘겼다"며 "불법 마약 유통을 하다 태국 사법당국에 검거된 최 씨가 보석금과 생활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그러나 UPI뉴스에 보내온 옥중편지를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마약 전과 이력을 가진 최씨는 지난 2018년부터 활동무대를 국내에서 중국, 러시아, 동남아로 옮겼다. 그는 태국, 라오스, 미얀마가 맞닿아 있는 세계적인 마약 생산지 '골든트라이앵글' 현지인들과 손잡고 마약을 생산, 한국에 내다판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2021년 7월 마약소지 및 밀입국 혐의로 태국 수사망에 걸려 파타야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한 달 뒤 500만 바트(약 1억8000만원)를 보석금으로 내고 풀려났다. 국내는 물론 태국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최 씨는 이후 캄보디아로 도주했고 그곳에서 우리 국정원, 인터폴, 현지 경찰의 공조 끝에 체포됐다.

복수의 태국 제보자들에 따르면 최 씨는 한 달 가량 태국 유치장에 수감됐을 때 현지인으로부터 "법원에 거액의 보석금을 내면 풀려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실행에 옮겼다.

최 씨는 단 시간 내 보석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연남 김모 씨 지인인 배모 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A 씨는 "배 씨는 해외에 보이스피싱 조직을 갖고 있는 탈북민이었다"라며 "이미 한국에서 수많은 마약사건에 연루돼 있었던 최 씨로선 한국 소환을 막기 위해 모든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탈북민 마약왕 최 씨가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이스피싱 계좌이체 내역. [독자 제공]

최 씨는 보이스피싱으로 번 돈을 태국으로 갖고 오는데 한국 내 차명계좌를 사용했다. 우리 수사당국에 꼬리가 잡힐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최 씨의 차명거래에는 태국 한인교포 여러 명의 계좌가 활용됐다.

최 씨의 태국 내 통역을 담당한 B 씨는 "최 씨가 한국으로부터 돈을 갖고 오는데 필요하니 잠시만 계좌를 쓰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하루 통역비로 100만 원을 주겠다고 큰소리를 쳤기에 난 그녀가 재력가인 줄 알았다"며 "최 씨가 내 명의 통장을 범죄에 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토로했다.

A 씨를 비롯해 관련 다수 한인교포 한국 계좌의 거래는 현재 정지된 상태다. 최 씨는 범죄수익 5억 원 중 2억 원가량만 태국 현지 브로커에게 알선료 명목으로 줬다고 한다. A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용역비도 주지 않아 중간 소개책 배 씨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녀와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 8개가 병합 처리돼 있다. 

최 씨는 옥중편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적이 없고 당시 (태국) 감옥에 수감돼 있어 그럴 수가 없었다"며 범죄 자체를 부인했다. 최 씨의 한 측근은 "최 씨는 현지 경찰로 추정되는 브로커의 제안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일 뿐 주도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태국 현지 제보자는 "그는 유치장에서 2대의 휴대전화로 범행을 지시했다"며 "한국에선 상상도 못하는 일이지만 태국에선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사실공표 금지 규정에 따라 기소 전 관련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씨에게 사기당한 태국 교포들은 최 씨 범죄 내역이 담긴 진술서와 각종 증거자료를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 UPI뉴스는 최근 최 씨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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