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양산시 농수산물유통센터 '우리마트' 어떻게 무너졌나…한달 상환액 3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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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농수산물유통센터 '우리마트' 어떻게 무너졌나…한달 상환액 30억

박동욱 기자
기사승인 : 2026-04-21 04:00:10
우리마트 측 "납품업체 250개 전체 미지급 대금 125억 안팎"
4개 법인 연간 총매출액 4000억…경영 난맥상 '셧다운' 자초

경남 양산시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운영사인 '우리마트'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 지역 유통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당장 부산회생법원의 심사 착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마트의 갑작스러운 '셧다운' 사태에 대한 여러 의문점도 제기되고 있다.

 

▲ 양산시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건물 모습 [최재호 기자]

 

20일 우리마트 등에 따르면 부산회생법원은 21일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신청 자체를 기각(임의적 파산 선고)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법원은 이날 통상 절차대로 회사 재산을 묶는 보전처분과 강제집행 방지 차원의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2~3개월 뒤에 해당 회사의 계속 영업 가치 등을 따져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우리마트는 전국에 걸쳐 있는 17개 매장(직영 16개, 임대 1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무난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마트 관련 법인은 직계 종속회사 양산유통센터와 계열사 영도우리마트·우리홀푸드마트 등 모두 4개다. 이들 4개 법인은 연간 매출액이 각각 800억~1000억 원대에 이른다.

이번 우리마트의 갑작스러운 법정관리 신청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 매장은 양산시와 위·수탁 계약을 통해 운영하는 '양산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다. 이곳 매출액은 2024년 기준 972억여 원으로, 우리마트 관계사 전체 매출의 4분의 1 수준이다.

현재 우리마트의 납품업체는 CJ·오뚜기·대상·동원F&B 등 대기업을 포함해 총 250개가량으로 전해진다. 이들 대기업은 담보나 보증보험을 잡고 거래를 하기 때문에 피해는 거의 없다. 문제는 중소 상인들과 영세 업체다.

이와 관련, 우리마트 진성구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전체 미수 채권(납품 미지급) 규모는 120억~130억 규모로, 대기업 채권과 '공익 채권' 30억 원가량 제외하면 (당장 피해를 입는) 100군데 정도 납품업체 피해액이 60~70억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익 채권'은 법정관리 신청일로부터 20일 전까지 발생한 미지급금으로, 이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우선 변제받게 된다. (우리마트 측의 미지급 추산액은 최대 1000억 원에 달한다는 상인들의 주장과 큰 차이를 보인다.)

진 대표는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의 계약 기간(2024년 12월~2027년 11월, 3년 재계약)이 20개월 남아있는데, 잔여 기간 영업이익을 모두 피해 납품업체에 돌려드리겠다는 입장"이라며 "다른 매장의 경우에도 납품업체 거래처를 계속 보장하면서 손해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황금알 낳는 거위' 양산시 농수산물유통센터 인수 부메랑

'회계법인 감사보고' 금감원 전자공시 이튿날 법정관리 신청

 

문제는 수천만 원에서 억대 납품대금을 융통할 수 없게 된 영세업체들이 당장 감당해야 하는 자금 압박이다. 양산시는 비상대책반 구성과 함께 농업기술센터 농정과에 민원접수처를 마련해 입점상인들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있으나, 여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법정관리 신청을 계기로, 우리마트의 방만한 경영 실태도 재조명받고 있다. 우리마트 4개 법인 총부채가 2024년 기준 무려 4270억 원에 달했으나, 그해 웅상 풍원자동차학원을 90억 원가량에 사들였다. 2019년 1000억 대 매출을 자랑하는 양산 농수산물유통센터의 운영권을 따낸 뒤 이를 '캐시 카우'로 믿고 과도하게 매장 확대에 나섰다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꼴이다.

 

우리마트의 부채는 단기차입금 등 유동성이 전체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악성으로, 은행에 납부하는 상환액이 이자를 포함해 매월 30억 원가량으로 전해진다.

우리마트 측은 2023년 초에 지역화폐 가맹점 가입을 제한(연간 30억 매출 매장)하는 행정안전부 지침 이후 매출이 15% 이상 급감하면서 경영 압박을 받아왔다는 입장이지만, 그 이후에도 울산점 개장 등 몸집 키우기에 열중했다는 점에서 이번 부도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4개 법인 가운데 3개 법인 대표를 영업 전문가로 내세운 뒤 연간 매출 4000억 규모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사실상 1인 기업으로 운영해 온 하진태(64) 회장의 독단 경영도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흥미로운 대목은 우리마트의 법정관리 신청일(15일)은 회계법인이 4개 법인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이튿날이란 점이다. 회계법인은 3월 31일자 감사보고서에 하나같이 "회사는 당기 감사를 위해 필요한 재무제표 및 주석을 제출하지 아니했다. 이로 인해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며 '의견거절'을 명확히 했다.

 

회계법인의 '의견거절'은 정상적인 기업에게는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하진태 회장이 이날을 최종 기업회생 신청 시점으로 삼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다는 방증이란 게 지역 경제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한편 하진태 회장은 건설회사에 다니던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 부산에서 100평 남짓 슈퍼마켓을 인수하며 유통업에 뛰어든 뒤 20여년 만에 부산권 7개, 경남권 10개 등 전국에 20여 개의 SSM 직영점을 운영하는 유통법인으로 키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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