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동분서주 정청래, 개점휴업 장동혁…엇갈린 여야 선거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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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분서주 정청래, 개점휴업 장동혁…엇갈린 여야 선거 리더십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6-03-26 16:32:09
鄭, 23·25일 경남·충북행…김부겸 만나 출마 요청도
지역행, 전대 준비 계산도…지선 압승시 유리한 고지
張, 기피 인물로…선거 캠프 "표 떨어지니 오지 말라"
윤어게인·숙청정치로 자초…막말논란 박민영 재임명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23일과 25일 경남 김해와 충북 충주를 찾았다. 두 곳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한 뒤 전통시장에서 상인과 소통하며 민생을 살폈다. 23일 저녁엔 대전 대덕구 공장 화재 참사 희생자의 합동분향소에도 갔다.

 

정 대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닥 민심을 다지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경남행은 지난 18일 하동·진주를 방문한데 이어 닷새 만이다. 경남지사 선거를 도우려는 행보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26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2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제가 삼고초려했고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대구시장 출마를 요청했다. 


김 전 총리는 "대구 현장에서 뛰는 후배와 옛 동지들로부터 '(우리가) 모든 걸 던져 도전하는데 외면할 것이냐'는 간절한 요구가 왔다"며 "이것을 피하긴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30일쯤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정 대표에겐 이번 지방선거가 정치적 도약의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압승하면 여세를 몰아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을 노릴 수 있다. 당권 장악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새 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 원내 지지기반을 넓혀 대권 도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정 대표가 김 전 총리 차출에 공들이는 건 승산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보수 본산인 대구에서 이기면 역대급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 17곳 중 대구·경북과 제주를 뺀 14곳에서 승리했다. 그런데 16곳으로 조정된 이번 선거에선 경북을 제외한 15곳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잖다. 

 

정 대표는 일 잘하는 대통령과 너무 약한 야당을 만나 '복'이 겹친 처지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23∼25일 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69%로 나타났다. 2주 전 조사와 비교해 2%포인트(p) 올라 지난해 6월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전주 대비 3%p 상승한 46%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다. 여당이 대통령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모양새다.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한 이번 지방선거 판세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비행중이라 여당 선거가 낙관적이다.

 

정 대표가 지역을 열심히 챙기는데는 선거 지원 뿐 아니라 전대 준비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대표 직함을 활용해 미리 표밭을 다지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얘기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자신을 대신해 지방을 돌며 표를 챙겨달라고 직접 부탁한 세명 중 한명이 정 대표였다"며 "정 대표는 호남권을 집중 공략하고 영남권은 거의 외면했다"고 말했다. "당내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 호남"이라며 "당대표가 되기 위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당초 경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역 맞춤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전날 저녁 취소했다. 경기도당 공천 심사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장 대표는 이날처럼 주로 국회에 머물며 이달 대부분을 보냈다. 서울 등 승부처 출마자들이 장 대표에게 방문을 요청하는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박형준 부산시장은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지원하겠다는데 제 선거 이익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도권 재선 의원은 "많은 지역 선거 캠프에서 장 대표에게 내려오지 말라는 사인을 보내는 걸로 알고 있다"며 "장 대표가 다녀가면 표가 떨어진다는 출마자들의 우려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는 "장 대표가 움직이면 '윤 어게인' 인사와 지지자들이 몰려다닌다"며 "이런 풍경이 유권자들 반감을 키운다"고 말했다. 

 

제1야당 대표가 성수기를 맞아 개점 휴업인 신세가 됐다. 기피 인물이 된 건 자기 책임이 크다. '뺄샘정치'와 '윤 어게인 노선'을 고수한 탓이다.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를 숙청했고 중도·온건 보수 유권자의 등을 떠밀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 출마자들이 '절윤'(윤석열 대통령과 절연) 선언문 후속 조치를 요구했으나 장 대표는 되레 거꾸로 갔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막말 논란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을 재임명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우려를 표했으나 장 대표는 밀어붙였다고 한다.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결정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에서 공천 갈등이 격화한 것도 노선 변화를 거부하는 장 대표의 마이웨이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 컷오프(공천 배제)를 당한 최다선 주호영 의원이 공관위 결정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한 건 정치력이 부재한 장동혁 지도부의 민낯을 드러낸 사례다. 

 

또 경쟁력 있는 경기지사 선거 후보를 아직도 찾지 못한 건 지도부의 무능·무책임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2018년보다 성적이 더 나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역대급 참패가 현실화하면 책임은 장 대표에게 쏠리게 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선거에 참패하고 나면 그 지도부가 그대로 존속할 수 있겠냐"며 정당 존속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 여야 대표의 행보가 대조적인데, 6·3 선거 이후 앞날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NBS는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21.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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