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거짓말 논란 장동혁…"사퇴 안하면 식물대표 전락"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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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논란 장동혁…"사퇴 안하면 식물대표 전락" 경고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6-04-24 16:43:38
美 국무부 차관 비서실장 만났는데 차관보로 포장
국민 불신 자초…개인은 물론 당에도 큰 타격 입혀
張 "실무상 착오"…"선거 후 평가받겠다" 사퇴 일축
김태흠 "당, 식물인간상태"…張 패싱 분위기 굳어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미국을 다녀왔는데, 국무부 차관보를 만난 것처럼 포장했다. 당은 해당 인사 뒷모습이 담긴 면담 사진을 배포했다. 하지만 언론이 지난 23일 파악해보니 차관보가 아닌 차관 비서실장이었다. 

 

또 장 대표는 국무부 측 연락을 받고 귀국을 늦췄다고 주장했는데, 역시 사실과 달랐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면담은 방문단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 국민의힘이 지난 16일 방미 중이었던 장동혁 대표가 미 국무부 고위 인사와 면담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공개한 사진. 당은 사진에서 뒷모습만 나온 해당 인사가 차관보라고 밝혔으나 국무부는 공공외교 담당 차관 비서실장인 개빈 왁스라고 23일 확인했다. [국민의힘 제공]

 

거짓말은 정치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금기 대상이다. 시비가 이는 것 자체도 부적절하다. 당 대표가 자초했으니 장동혁 개인은 물론 제1야당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국민 불신은 좀처럼 지우기 어려운 낙인이다. 야권 관계자는 24일 "외교 사안이라 국제적 망신도 불가피하다"며 "해당을 넘어 국익 훼손"이라고 개탄했다.

 

상식적·합리적 판단으론 장 대표가 더 이상 사퇴 압박을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당 안팎의 여론을 외면한다면 '식물대표'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장 대표는 그러나 변명과 책임 전가 등으로 사퇴론을 피해갔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표기하면서 실무상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실무진들이 '차관보급'인 직급을 '차관보'로 잘못 표기했다는 얘기다. 

 

장 대표는 "국무부에 두 번 들어갔고 처음 차관보급으로부터 현안 보고, 두 번째도 차관보급으로부터 면담 요청이 있어 면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부에서 만난 인사의 직급과 이름은 지금도 명확하게 밝힐 수 없다. 특정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가 한국 언론에 해당 인사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줬는데도 장 대표는 끝까지 '보안'을 핑계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태도다.

 

당내 개혁 성향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조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 대표 방미는 대국민 기만극으로 끝났다"며 "즉각 국민과 당원 앞에 사죄하라"고 썼다. 

 

장 대표는 사퇴 요구에 대해 "대표로서 책임을 다 하는 것인지, 그것이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는지 여러 고민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민하겠다"는 장 대표 표현은 "하지 않겠다"는 부정적 답변이다. 그는 그간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 조치 등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고민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해왔다. 지난 22일 김진태 강원지사에게서 '결자해지 요구'를 받았을 때도 "뭘 해야할 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버티며 뭉개겠다"는 속내다.

 

장 대표는 간담회 후 페이스북을 통해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이어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 눈치를 보며 극우 지향의 '윤 어게인 노선'을 고수해왔다. 한동훈 전 대표 등 정적을 징계하는 '숙청정치'를 일삼아 계파갈등을 키웠다. 중도는 물론 온건 보수도 당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당심에 취해 당권, 대권을 향한 과욕을 부린다"는 게 중평이다. 선거가 코앞인데 8박10일 방미한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그런데도 '빈손 방미' 혹평이 쏟아졌다. 가뜩이나 영이 안 서는 장 대표는 리더십을 잃었다.

 

지지율 하락은 예고된 대가였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전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지난 20~22일 전국 유권자 1005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5%에 불과했다. NBS 기준으론 2020년 창당 이후 최저치였다.


장 대표는 그러나 이날 "그 여론조사 결과는 최근 다른 조사와 결이 다르다"고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우리 내부 갈등으로 우리의 힘이 하나로 모이지 못한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자신과 대립했던 한 전 대표와 친한계도 책임이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갤럽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21∼23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 실시)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20%에 머물렀다. 지난주 조사때는 19%였다. 한국갤럽은 "현 정부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8%였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67%로, 취임 후 최고치다. NBS에서도 이 대통령 지지율은 69%로 최고치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48%였다. 두 조사의 '결'이 비슷하다.

 

'15% 지지율'에 사퇴론이 빗발쳤으나 장 대표는 '적반하장'으로 응수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당내 인사 등을 겨냥해 해당 행위를 할 경우 강력 조치하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후보 교체도 하겠다"고 으름장도 놨다. 하루 뒤엔 아예 사퇴 가능성을 배제하며 마이웨이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런 만큼 장 대표를 향해 사퇴 압박이 전면화하기보다는 '패싱' 분위기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앞다퉈 장 대표와 거리를 두며 독자 생존을 본격화하는 이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TV조선 유튜브에서 "장 대표께서 책임감을 느끼고 활동 반경을 줄여주는 게 선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조용히 있으라"는 주문이다.


충남지사 후보인 김태흠 지사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당대표로서 리더십과 권위가 떨어진 상태"라며 "당은 사분오열돼 산소마스크를 낀 식물인간 상태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 후보들이 모두 등록하고 난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국민의힘에 장동혁이라는 존재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중요한 선거가 목전인데 당 지지율이 바닥이고 후보들이 기피하는 당대표가 거짓말까지 한 게 들통났으면 사퇴하는 게 당연하다"며 "버티면 허수아비 식물대표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갤럽 조사와 NBS는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둘 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각각 14.7%, 17.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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