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음극 없앤 배터리 전기차, 두 배 더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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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극 없앤 배터리 전기차, 두 배 더 달린다

장영태 기자
기사승인 : 2025-12-17 09:37:13
포스텍·KAIST·경상대 연구팀,
세계 최고 수준의 부피 에너지밀도 구현
리튬이온 이동성과 안정성 동시 확보

포스텍은 화학과 박수진 교수·한동엽 박사,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김세훈 박사, 경상대 재료공학과 이태경 교수·손준수 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무음극 리튬금속전지'에서 부피 에너지 밀도 1270Wh/L(와트시/리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 포스텍 화학과 박수진 교수(왼쪽)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포스텍 제공]

  

이는 현재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약 650Wh/L) 약 두 배 수준이다. 이번 성과는 국제 재료 과학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무음극 리튬금속전지'는 음극이 없는 대신 충전할 때 양극에 있던 리튬이 이동해 구리판 위에 직접 쌓인다.

 

불필요한 부품을 덜어낸 만큼 배터리 내부 공간을 에너지 저장에 더 많이 쓸 수 있다. 문제는 안전성과 수명이다.

 

리튬이 고르게 쌓이지 않으면 덴드라이트(바늘처럼 뾰족한 결정)가 자라 폭발 위험이 있다.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수록 표면이 갈라지며 수명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 호스트'와 '설계형 전해질(DEL)'을 함께 사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리튬 호스트'는 고분자 틀 안에 은 나노입자를 고르게 배치해 리튬이 아무 데나 쌓이지 않고 정해진 자리로 모이도록 유도한다. 리튬이 질서 있게 자리 잡을 수 있는 '리튬 전용 주차장'을 만든 셈이다.

 

여기에 '설계형 전해질'을 더했다. 전해질은 배터리 안에서 리튬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액체로 연구팀이 설계한 전해질은 리튬과 반응해 얇고 단단한 보호막을 형성한다.

 

이 보호막은 피부에 밴드를 붙인 것처럼 리튬 표면을 감싸 덴드라이트 성장을 막으면서 리튬 이동 통로는 열어 둔다.

 

이 둘을 결합한 RH-DEL 시스템은 높은 용량(4.6mAh/㎠)과 전류 밀도(2.3mA/㎠) 조건에서 1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81.9%를 유지했고, 평균 99.6%의 높은 에너지 효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안정적인 성능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무음극 리튬금속전지에서 부피 에너지 밀도 1270Wh/L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실험실용 작은 전지가 아니라 파우치형 전지에서도 검증됐다. 전해액을 최소한만 사용하고 배터리를 꽉 누르지 않은 낮은 압력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이는 실제 차량에 적용할 경우 무게와 부피를 줄이면서도 제조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로,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박수진 교수는 "음극이 없는 리튬금속전지에서 전성과 수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번 연구에서 상용 용매 기반 전해질 설계를 통해 리튬이온 이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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