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여야 '시간싸움' 노골화…헌법재판관 3명 임명 저지 vs 재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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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시간싸움' 노골화…헌법재판관 3명 임명 저지 vs 재촉

박지은
기사승인 : 2024-12-17 10:57:49
권성동 "韓대행, 尹탄핵 인용 전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능"
박찬대 "與 지연작전 포기하길…9인 체제로 탄핵심판해야"
상견례서 고성 주고받아…野, 청문회 강행 vs 與 불참키로
헌재, 尹대통령에 탄핵심판 답변서 요청…송달 7일내 제출

현재 공석인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임명을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심리를 서로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된다. 헌법 113조는 탄핵 결정에 재판관 6인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헌재는 '6인 체제'이기 때문에 전원이 찬성해야한다는 얘기다. 탄핵을 바라는 쪽에선 영 불안한 구성이다. 그런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3명 임명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이달 내 마무리가 목표다.

 

▲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뉴시스]

 

국민의힘은 반대다. 3명 임명을 막거나 최대한 시간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면에 나섰다.

 

권 권한대행은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탄핵안이 인용되기 전까지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에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대통령 직무 정지 시에는 임명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정 안정을 위해 대통령 권한의 상당 부분을 적극 행사할 수 있다"면서도 "행정부 소속이 아닌 독립적 헌법 기구로서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3명의 임명은 그 권한 행사의 범위를 신중하고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황교안 권한대행도 탄핵안이 헌재에서 최종 인용된 뒤 대법원이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민주당은 황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권 행사는 민주주의의 훼손이라고 비판한 바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의 헌법재판관 임명 속도전은 과거 민주당의 주장과 180도 달라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권한대행이 임명을 못 한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재판관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임명한다고 돼 있다"며 "지금 공석 3인은 국회의 추천 몫이고, 따라서 국회가 추천하면 대통령은 임명 절차만 진행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구질구질한 절차 지연작전을 포기하고 청문회 일정 협의에 서둘러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탄핵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6인 체제가 아닌 9인 체제의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국회 추천 몫 3인의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동의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첫 상견례에서도 이견을 드러내며 공방전을 벌였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 재판관 인사청문회 특위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전인 2017년 2월 "탄핵 심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힌 권 권한대행 과거 발언도 소환했다.


권 권한대행은 "상견례 자리에서 정치 공세로 일관하는 민주당 원내대표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지난 8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추미애 민주당 당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박범계 법사위 간사 모두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반격했다.

이후 40분간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 두 사람은 고성을 주고 받을 만큼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한다.

 

양당은 합의를 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오는 23, 24일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27일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표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에 불참키로 했다. 


전날 국민의힘 의총에서는 한 권행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111조가 헌법재판관 임명 주체를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있어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적잖았다는 후문이다. 반면 '6인 체제'가 결정하면 결과를 떠나 '정당성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은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국민의힘은 조한창 변호사를 추천했다.

 

여야의 충돌에는 헌재의 탄핵안 인용을 전제로 조기 대선 시기의 유불리를 따지는 이해득실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형량이 확정되는 시점 이전에 대선을 치르고 싶어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을 최대한 피하고 대선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처지다. '6인 체제'에서는 만장일치가 되지 않는 한 결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법조계 시각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에게 국회가 탄핵소추한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형두(사법연수원 19기) 헌법재판관은 출근길 취재진의 관련 질의에 "탄핵심판 의결(서가) 도착했다는 통지를 하면서 바로 답변서를 제출해달라는 의례적 문구가 있다"며 "어제 오전에 바로 (발송)했다"고 답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윤 대통령 측은 의결서를 송달받은 때로부터 7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헌재는 답변소와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를 바탕으로 양쪽 주장을 검토하게 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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