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와 남부지방은 지난달 30일, 중부지방은 이달 1일부터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제주는 1973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늦은 장마 시작이고,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은 각각 여섯 번째로 늦게 장마철에 들어섰다. 늦어진 만큼 기간이 짧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비가 내리는 날의 낙상 위험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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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추 압박골절 환자가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
특히 노인들에겐 더욱 위험한 시기다. 고령층은 신체 균형 감각과 유연성, 골밀도, 근력 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갑자기 발생하는 낙상사고에 대응하기 어렵다. 더욱이 세차게 내리는 장맛비는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고, 평소 균형을 잡던 손엔 우산이 들려 있어 작은 부주의에 쉽게 넘어질 수 있다. 게다가 비에 젖은 보도블록과 횡단보도, 경사진 도로, 습한 집안 환경 등은 장마철 낙상사고를 유발시키는 주요인이다.
엉덩방아가 부른 척추 압박골절…2년 연속 7월이 최다
빗길에서 미끄러지면 몸은 대개 뒤로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는다. 이때 바닥에 부딪힌 충격은 골반을 거쳐 척추에 그대로 전달된다. 뼈가 충격을 버티지 못하면 척추가 납작하게 주저앉는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요추 골절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24년 7월 3만3507명으로 그해 가장 많았고, 지난해 7월에도 환자가 3만4190명으로 집계돼 2년 연속 7월에 정점을 찍었다. 2025년 겨울인 1월엔 환자 수가 3만437명으로 약 4000명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라 하면 추운 겨울을 떠올리기 쉽지만, 정작 요추 골절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장마철이 포함된 한여름이었다.
같은 충격을 받아도 뼈가 약할수록 골절 위험은 커진다. 특히 골밀도가 낮은 골다공증 환자와 고령층은 척추 압박골절에 더욱 취약하다. 지난해 요추 골절 환자 16만4537명 가운데 50세 이상이 약 95%를 차지해 열에 아홉 이상이 고령층이었다.
더불어 압박골절은 골절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초기에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통증이 잦아들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기 쉬운 탓이다. 그렇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척추가 굽는 변형이나 만성 통증으로 번질 수 있어, 낙상 후 허리 통증이 며칠씩 이어진다면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척추 압박골절 발현 시 통증이 심하거나 불안정성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시멘트 수술(경피적 척추성형술이나 척추후굴풍선성형술)을 고려할 수 있지만, 수술적 치료는 시멘트 누출·연조직 손상·신경근 압박 및 인접 척추 골절 위험 등이 수반돼 시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에 많은 경우 침상안정·허리 보조기·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권고된다. 그러나 장기간 침상안정은 허리 주변 근육 및 인대의 약화를 야기할 수 있어 가능한 한 조기에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에 환자들은 침상 안정 기간을 최소화하고 빠른 일상생활 복귀를 돕는 한의통합치료를 선택하기도 한다.
실제 척추 압박골절의 한의통합치료 효과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그중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척추 압박골절 진단을 받은 환자의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입원 시 5.75점에서 치료 후 3.90점으로 1.85점 낮아졌고, 허리 기능장애지수(ODI; 0~100) 역시 48.92점에서 27.67점으로 21.25점이 개선됐다. NRS와 ODI는 점수가 낮을수록 허리 통증과 기능이 양호하다는 의미다.
"넘어질 때 손부터 짚었다"…손목 염좌도 7월 최다
넘어지는 순간 위험한 부위는 허리만이 아니다. 몸의 균형을 잃으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바닥을 짚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손목에 큰 충격이 집중될 수 있다. 특히 전신의 무게와 낙하 충격이 손목에 집중되며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손목 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장마철에 요추 골절 환자가 늘어났듯, 손목 염좌 또한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손목 염좌 환자는 2024년 7월 8만5281명으로 그해 가장 높은 환자 수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7월 환자가 8만4231명으로 가장 많았다. 2025년 1월 환자가 6만3371명, 2024년 1월 환자가 7만483명으로 겨울철 손목 염좌 환자보다 여름철 환자가 약 1만 명 이상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손목 염좌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가라앉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인대가 제대로 아물지 않으면 만성 통증이나 반복적인 손목 불안정성이 나타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낙상 뒤 손목이 붓거나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무리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안산자생한방병원 척추압박골절클리닉 강인 원장은 "장마철에는 젖은 노면으로 인한 낙상 위험이 커지는 데다,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관절과 근육의 통증을 악화시켜 근골격계 질환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시기"라며 "특히 골밀도, 근력 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층의 경우 낙상 후 허리나 손목 통증을 일시적 증상으로 여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 오는 날에는 실내외에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고, 젖은 계단이나 보도블록에서는 보폭을 줄여 천천히 걷는 등 낙상을 예방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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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자생한방병원 척추압박골절클리닉 강인 원장. [자생한방병원 제공] |
KPI뉴스 / 정민화 기자 mhw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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