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스테이블코인 논란③] 발행은 통제, 유통은 방임?…"공공거래소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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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논란③] 발행은 통제, 유통은 방임?…"공공거래소 논의 필요"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6-01-19 14:30:18
발행만 규제하고 유통은 공백…입법의 반쪽 설계
민간 거래소로 쏠리는 유통 이익과 플랫폼 권력
"공공성 없는 코인 유통, 통화정책 리스크 키운다"

현재 진행 중인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는 발행 주체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유통 시장에 대한 논의는 거의 '공백' 상태다. 업비트, 빗썸 등 기존 민간 거래소들의 몸값이 치솟는 이유다. 결국 몇몇 민간 거래소가 유통의 이익을 독점하게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다.  

 

이 때문에 발행 주체 못지않게 유통시장에 대한 규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법정화폐와 연동되는 만큼 유통시장의 공공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민간에 맡길 게 아니라 공공 거래소를 설립해야 한다는 제안도 그중 하나다.

 

화폐 발행과 유통은 막대한 권한이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이 때문에 모든 나라들이 중앙은행에 화폐 발행 관련 독점적 권한을 준다. 대부분 공공기관이라 촘촘한 법규로 통제를 받으며 화폐 발행으로 생겨난 이익은 모두 국가에 귀속된다.

 

화폐 유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은행은 면허제와 각종 규제로 엄격하게 관리한다. 시중은행이라도 마음대로 여·수신 금리를 책정하긴 어려우며 대출총량까지 금융당국 규제를 받는다. 

 

반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대부분은 이 분야가 '규제 사각지대'일 때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어느 정도 규제가 생긴 지금도 가상자산 거래소는 면허·공공성 규율이 없는 불완전 규제 상태에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원화에 연동되기에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닌, 결제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사실상 '디지털 통화'로 불린다.

 

그런데 현재 국회에 제출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들은 발행주체에 대해선 촘촘하게 규제하면서 유통 관련 규제는 허허벌판이다. 공공기관도 아니고 면허제로 관리되지도 않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자유롭게 유통시킬 수 있는 환경이다. 

 

문영배 디지털금융연구소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으로 인한 이익을 가상자산 거래소가 전부 차지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온전히 민간 거래소에 맡길 것인가. 공공성 확보를 위해 관련 규제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른다. [게티이미지뱅크]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 관련 이익은 수수료만이 아니다. 문 소장은 "유통 플랫폼으로서 얻는 이익과 파워 역시 크다"고 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활성화될수록 가상자산 거래소를 찾는 고객이 늘 테니 이를 이용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아울러 끊이지 않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의 '갑질 이슈'가 말해주듯 플랫폼의 힘은 막강하다. 기업 간 거래(B2B)에서 더 강한 힘은 곧 더 많은 이익으로 연결된다.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통화량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준홍 한은 결제정책팀장은 "민간이 자유롭게 유통하다가 자칫 통화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팀장은 "금융당국 등 관련 정부부처와 한은이 협의체를 만들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을 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공 거래소를 대안으로 꼽는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일이고 예산이 소요되기에 조심스럽지만 공공 거래소 설립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 거래소를 설립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곳에서만 유통하도록 강제하는 안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공공 거래소 설립으로 유통 이익의 민간 독점도, 통화정책 차질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로비 영향인지 여야 정치권은 반대하지만, "정부가 여당에 제출했던 '거래소 대주주 지분비율 규제'나 발행 주체인 은행 컨소시엄에 유통권한을 주는 것도 방법"(금융당국 출신 디지털금융 전문가)이라는 제안도 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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