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칼럼] 자존심도 없는가?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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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존심도 없는가?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김들풀
기사승인 : 2019-07-08 14:49:10

요즘 IT 업계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 계획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6일 제주 서귀포에서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중소기업을 위해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며,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중소기업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월 26일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 소식이 나가자 IT업계 종사자들은 "정부가 또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겠다", "아마존과 구글에 견줄만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 없다", "데이터 센터는 규모의 경제다 산업이 파괴된다", "왜 정부가 나서 시장을 교란하느냐" 등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관련 업계의 우려와 지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정부가 지나치게 나서면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 또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실패했다. 심지어 국내 대기업 데이터센터(IDC)는 MS와 아마존,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에게 공간을 임대하는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하는 실정이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싶어도 국내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의 한계 때문이다. 즉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업계의 말처럼 정부가 나서서 데이터센터를 만들면 혈세만 낭비되는 것인가?

다음은 2년 전 인터뷰한 국내 과학기술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대표가 한 말이다.

우리 회사가 정부 과제에 제안할 기회가 있었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 소프트웨어로 개발에 대한 명분과,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모 대학 교수가 "소프트웨어는 승자가 독식하는 시장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가 잘 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개발하면 안 된다"며, "우리나라는 이런 원천 기술보다는 앱 또는 응용기술에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로 개발 의욕을 꺾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가 이것 밖에 안되나" 하는 자존감이 무너지는 매우 모욕적인 생각이 들었다.

현재 이 업체는 수학교육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로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수학교육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이지만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외산 소프트웨어들이 십년 이상 개발한 것을 단번에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소프트웨어는 세계 처음으로 수학과 코딩을 융합한 것으로 조만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자존심도 없는가? 실패했어도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재 부품 수입선의 다변화뿐만 아니라, 원천기술 확보 및 신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민간 시장에서는 승부가 끝나버렸다. 특히 중소기업은 미국 클라우드 업체들의 손 안에 있다.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그들의 횡포(?)가 온다면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

이번 논란의 정답은 박 장관의 말 속에 있다. 그는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면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에 대한 투자도 동시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센터는 공간과 하드웨어 환경도 중요하지만, 이를 움직이게 하는 인공지능, 즉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재 개발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정부가 지금보다 더 지원체계를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

한편,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공공부문 클라우드가 독자 구축 운용에서 민간과 협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유는 IT 인프라 대부분 노후화한 상태다. 또 비용이 많이 들고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아마존 웹서비스(AWS) 등 민간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플랫폼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국내 대기업들이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대기업 데이터센터 사업은 구글 아마존 등과 달리 부동산과 통신 인프라 임대 사업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대기업에서 플랫폼을 개발하고 투자해야 하지만, 플랫폼 기술개발 투자보다는 홍보에 열심이다. 인재를 내부적으로 키우기보다는 아웃소싱개발 인력만 있을 뿐이다.

이번 기회에 개발능력이 있는 중소기업들 협의체를 구성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를 위한 혁신적인 클라우드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아마존, 구글과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강한 회사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KPI뉴스 / 김들풀 전문기자 itnew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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