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은산해운항공, 수정만 매립지 '알박기' 투기 논란…대출은 농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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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해운항공, 수정만 매립지 '알박기' 투기 논란…대출은 농협이

박동욱 기자
기사승인 : 2024-09-26 16:38:32
작년 3월 공시지가 592억원보다 232억원 낮은 헐값에 매입
박완수 도지사 '매립지 활용방안' 지시 며칠만에 전격 매매
은산해운항공, 연간 11억 이자 부담…"전형적 '알박기' 투기"

부산지역 해양물류기업 은산해운항공㈜(대표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경남 창원 수정만 매립지를 전격 인수한 이후 향후 활용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매입비(360억 원)의 80%에 가까운 금액을 농협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에 9400여만 원씩 연간 11억여 원을 이자로 꼬박꼬박 내야 하는 셈인데, 지역경제계 일각에서는 제1금융권이 시세차익을 노린 '알박기' 부동산 투기에 불법성 특혜 대출을 해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창원 수정동 매립지 카카오 맵 캡처 

 

26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은산해운항공은 지난해 3월 마산합포구 구산면 수정만 매립지(21만여㎡)를 360억 원가량에 사들였다. 공시지가 592억 원보다 232억 원이나 낮은 금액(공시지가 61% 수준)이다. 

 

이곳 소유권을 갖고 있던 기업은 STX중공업으로, 당시 매각 시점은 회사 자체가 HD한국조선해양에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해당 매립지에 근저당권을 갖고있던 농협은 2019년에만 신한자산신탁에 위탁해 3차례 경매에 붙였으나 유찰되면서 대출금 회수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수정만 매립지 매각은 소유주 STX중공업 본사의 통매각이라는 돌발 변수 속에 이뤄졌는데, 은산해운항공이 수의 계약으로 헐값에 낚아챈 셈이다.

당시 수정만 매립지 매각은 박완수 도지사가 '마산 수정만 매립지 활용' 방안 마련을 관련 부서에 지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부산경남 지역경제계에서 갖가지 억측이 나돌았다.

수정만 매립지 사업은 1990년 택지를 조성하고자 마산시(창원시 통합 이전)가 수정만 공유수면 매립을 승인하며 시작된 프로젝트다. 이후 2006년 STX중공업과 조선 기자재 공장 유치 약정을 하며 공업용지로 용도 변경을 추진하며 주민들간 갈등을 불렀다. 

 

결국 2011년 통합 창원시가 주민 의견을 반영해 토지용도 변경 포기 결정을 하면서 일단락됐는데, 당시 용도변경 포기를 결정한 당시 시장이 박완수(초대 통합 창원시장) 도지사이었다.

이 문제는 같은 해 5월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남도-국민의힘 경남도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핵심 안건으로 올려질 만큼 지역의 뜨거운 이슈였다. 

 

최형두 의원은 박완수 도지사에게 "수정마을 주민들이 STX 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오지 못하게 싸워 땅을 지켰더니 이번에는 부산지역 업체가 헐값에 가져갈 때까지 도와 시, 지역 국회의원이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는데 (지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따지기도 했다.

 

매입가 77.8% 해당하는 280억원, 농협 대출로 충당

수정마을 이장 "용역 시행-결과 공개 약속도 거짓말" 

은산해운항공의 수정만 매립지 매입은 이 같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취재진이 은산해운항공의 재무제표 등을 분석한 결과 매입가의 77.8%에 해당하는 280억 원이 농협 대출을 통해 충당된 것으로 확인됐다. 은산해운항공은 지난해 6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던 만료일보다 2개월 앞당겨 농협에서 빌린 돈으로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를 완료됐다.

은산해운항만의 총 매출은 2022년도 4216억여 원에서 작년 말 기준으로는 2565억여 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창원 수정만 매립지 매입 금액(360억)은 지난해 총매출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농협 대출금 280억 원에 대한 이자는 매달 9450만 원(금리 4.05%)으로, 연간 11억3400만 원에 달한다.

은산해운항공은 마산 수정만 매립지 활용 계획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양재생 회장은 지난 5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입법 촉구' 행사장에서 경남도민일보 기자와 만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나면 지역사회 등에 그 내용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양 회장은 이와 관련한 후속 답변을 듣기 위한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문자 메시지에도 대응하지 않았다.

창원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은산해운항공의 수정만 매립지 매수는 부동산 투기를 위한 '알박기'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면서 "해당 농협의 대출은 제2금융권의 '브릿지론' 성격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불법성 특혜 대출"이라고 금융당국의 감사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이수강 수정마을 이장은 "한동안 주민 갈등을 넘어서 2022년 기업유치위원회까지 발족시켜 가시적 성과를 내던 차에 은산해양항공이 덜컥 땅 주인이 돼 황당했다"며 "은산해양항공이 용역 결과가 나오면 사업계획을 밝히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농협 부산 중앙동 지점의 점장은 특혜 대출 논란 지적에 "당시 근무 시점이 아니지만, 내부 규정에 의거하지 않고 어떻게 그런 대출이 됐겠느냐"고 일축했다. 이 은행 지점은 부산해운항공의 본사와 인접해 있는 곳이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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