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KDB생명 자본잠식률 88%…산은 수혈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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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자본잠식률 88%…산은 수혈부담 '눈덩이'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5-04-08 17:52:18
금리 하락에 보험부채 급증…자금 쏟았지만 경영 되레 악화
자본잠식 벗어나려면 4370억, 기본킥스 맞추려면 1조 필요

KDB생명이 급격한 건전성 악화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따라 KDB생명의 모회사인 KDB산업은행의 자금수혈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해 자본금 4983억원, 자본총계 613억원으로 자본잠식률 87.7%를 기록했다. 누적된 적자로 이익잉여금이 바닥나고 최초 투자금까지 까먹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 생존에 위협이 되는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이미 상당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KDB생명의 경영상황은 오히려 악화된 모습이다.

 

▲ 최근 3년간 KDB생명의 자본잠식률 비교(자본잠식률은 음수여야 정상).[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 재구성]

 

KDB생명은 자본잠식에 빠진 이유에 대해 "시장금리 하락으로 부채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과 금리 하락이 겹치면서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보험계약부채가 역풍으로 돌아온 탓이다. 재무제표 상 기타포괄손익은 IFRS17이 도입된 2023년 5120억 원의 평가손실을 입었고, 작년에는 손실폭이 1조1609억 원으로 커졌다.

 

이렇게 반영된 손실은 계약자의 대량 해지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저절로 해소되기 힘들다. 거시경제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금리 방향이 단기간에 돌아서기도 어렵다. 한 보험업계 전문가는 "결국 대규모 증자 등으로 자본금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매년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DB생명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당장 자본총액 부족분 4370억 원을 수혈해야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자본잠식을 겨우 벗어나는 데 그칠 뿐이다. 재무건전성을 2023년 수준(자본잠식률 -93.4%)으로 회복하려면 9019억 원이 더 필요하다. 2022년 수준(자본잠식률 -408.2%)까지 되돌리려면 약 2조4697억 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K-ICS)도 하락세다. 지난해 말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52.3%로 전년 대비 약 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는 물론, 법정 하한선(적기시정조치 대상)인 100%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시적으로 금융당국의 '경과조치 적용'에 따른 배려를 받고 있지만 근본적인 지급여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산업은행 제공]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마이너스(-) 31.0%로 더 심각하다. 

 

당국은 올해 안으로 기본자본 킥스비율을 규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해외 사례를 고려할 때 50%선 안팎에서 의무 기준치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KDB생명이 당국의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지급여력비율을 맞추려면 기본자본을 1조926억 원 더 늘려야 한다. 

 

산업은행은 지난 10여 년간 6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어쩔 수 없이 지난달 자회사로 편입했다. 추후 다시 매각에 나설 방침이지만 앞길이 만만치 않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인수자금 외에도 천문학적인 추가금이 들어갈 회사를 꺼릴 수밖에 없다. 

 

결국 자본을 수혈하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의 자금투입이 향후 KDB생명 경영 정상화와 매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산업은행 스스로도 자금여력이 점점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3.90%로 국내 20개 은행 중 최하위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만 650억 원, 1555억 원증자를 단행했지만 자본비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은 직접적인 자본확충 외에도 사업구조 재편과 영업채널 정비 같은 경영 정상화 전략을 통해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역시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의 수익성 지표(ROA, 총자산순이익률)는 2022년 0.24, 2023년 0.13, 작년 0.12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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