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한일 정상 찾을 호류지 금당 벽화, 담징 작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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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찾을 호류지 금당 벽화, 담징 작품 아니다?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6-01-12 16:30:37
[김덕련의 역사산책 43] 고구려 승려 담징과 일본
호류지는 백제관음 등 한국과 인연 깊은 고찰
금당 벽화, 담징 작품으로 일본에 전해 내려와
담징 그림임을 입증할 수 있는 문헌 사료 부재
일본 학계에선 '담징 작품 아닐 것' 견해 중론

이재명 대통령이 13, 14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상 회담을 한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두 정상은 14일 나라현의 대표적인 문화 유적인 호류지(법륭사, 法隆寺)를 함께 찾을 예정이다. 호류지는 7세기 초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고찰이다. 1993년 일본 문화재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 호류지의 금당과 탑. [뉴시스]

 

한국과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우선 일본 국보급 문화재들을 보관하고 있는 호류지 대보장원(大寶藏院)에 백제관음이 있다. 백제관음은 7세기에 백제계 인사가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되는 목조 불상이다.

1990년대에 일본과 프랑스가 자국의 대표적 국보를 1점씩 교환 전시했을 때 선택돼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는 명작이다. 백제관음을 보기 위해 호류지에 간다는 일본인이 적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호류지 오층목탑도 백제와 관련성이 있는 문화재로 추정된다. 백제의 석탑인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형태가 유사한 목탑이다.

이에 더해 많은 한국인이 호류지 하면 떠올릴 법한 또 다른 문화재가 있다. 금당 벽화다. 안타깝게도 1949년 사찰 수리 중 화마에 휩쓸려 대부분 소실됐지만, 오랫동안 호류지를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비중 있는 작품이다.

호류지 금당 벽화는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렸다고 전해진다. 담징은 610년 백제를 거쳐 일본에 건너와 종이, 먹 등의 제작법을 전했다고 일본 역사서인 일본서기에 기록된 인물이다.

한국인, 그중에서도 특히 중장년층 중에는 이 벽화를 담징이 '그린 것으로 전해진다'가 아니라 '그렸다'로 기억하는 이들이 꽤 있을 듯하다. 예전에 학교에서 후자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전두환 정권 시기에 해당하는 제4차 교육 과정(1981년 12월~1987년 6월)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살수대첩과 연관시켜 가르치기도 했다. 담징이 벽화를 그려달라는 부탁에 붓을 들었으나 수나라의 고구려 침략 소식에 몇 달 동안 제대로 그리지 못하다가, 612년 수나라 대군을 궤멸한 살수대첩 소식을 듣고 하루 만에 그림을 완성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말 담징 작품이 맞는지는 오늘날 논란거리다. 현행 제7차 교육 과정에서는 '담징이 벽화를 그렸다고 전해지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창작자를 담징으로 단정해도 좋을 만큼 근거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벽화를 그린 사람이 담징임을 명확히 입증하는 문헌 사료는 없다. 다만 담징이 그렸다는 이야기가 일본에 전해 내려왔다. 광복 후 일부 한국 사학자가 그러한 구전을 바탕으로 '금당 벽화는 담징 작품'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은 결과 교과서에 '담징이 그렸다'고 서술됐던 것이다.

일본 학계에서는 담징 작품이 아닐 것이라는 견해가 중론이다. 한 사람의 작품이라기보다는 벽면에 따라 여러 작가가 나눠서 그린 듯하며, 한반도 쪽보다는 서역 화풍을 기반으로 해서 당나라풍으로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등이 주장의 주요 근거다.

이와 관련해 670년에 불이 나서 호류지가 전소했다는 일본서기 기록도 주목받는다. 이 기록대로 당시 모두 불탔다면 현전하는 호류지 건물은 그 후 재건한 것이며, 그 경우 벽화는 631년에 입적한 담징 작품이 아니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학계에서는 호류지 전소 및 재건 기록의 사실 여부를 놓고 이른바 재건·비재건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던 중 호류지 인근에서 그보다 먼저 지은 사찰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발견됐다. 그 후 전소 및 재건 기록이 사실일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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