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문가, 연준 올해 내내 동결에 무게 둬
"한은, 7월 금리인상…연내 두 차례 올릴 듯"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지 벌써 두 달 가까이 흘렀다. 휴전 중에도 미국과 이란 모두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
곧 미국과 이란이 2차 협상을 가질 예정이며 시장에선 종전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세계 에너지 수송량의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2개월가량 막힌 것만으로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종전 후에도 완전히 개방된다는 보장이 없다.
인플레이션 위협이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거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3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3.3% 올랐다. 2024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중동발 에너지 불안으로 휘발유 가격이 18.9% 급등한 영향이 컸다.
원유 수송 차질은 단지 에너지 가격만 올리는 게 아니다. 석유화학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비료 가격이 뛰면서 곡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옥수수, 콩 등 가축 사료 가격 인상으로 육류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솔어빌리티는 "석유와 달리 비료는 전략적 비축량이 적으며 완충재도 없다"며 "비료 공급난이 이어질 경우 전세계 물가에 0.4%포인트 상방 압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포장재 가격도 뛰는 등 전방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더 오래 이어질수록 이는 다른 분야로 번져 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들은 가격을 책정할 때 비싼 에너지 투입 비용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뉴욕 연방주택대출은행(FHLB) 주최 심포지엄에서 "전쟁의 경제적 파장이 이미 미국 경제에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쟁 전 2.5%였던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2%로 상향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8%에서 4.2%로 1.4%포인트 올렸다.
자연히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과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거라고 예측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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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한국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3월 수입물가(한은 집계)가 전월 대비 16.1% 급등했다. 원유(88.5%), 나프타(46.1%), 경유(120.5%) 등의 수입물가가 크게 올랐다.
머지않아 농산물 가격도 뛸 전망이다. 박지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해외농업관측팀장은 "개별 농산물은 7~8월쯤,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 식품은 이르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요 국제기구와 IB들은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이 작년 수준(2.1%)을 크게 웃돌 것으로 진단한다. IMF는 2.5%, OECD는 2.7%를 예상했다. 프랑스 IB 나틱시스는 4.2%까지 치솟을 거라고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물가가 오르면서 경기는 침체되는 현상)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은 기준금리(2.50%)는 연준(3.50~3.75%)보다 1.25%포인트 낮다. 장기간 지속된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물가, 환율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한은이 곧 금리인상을 시도할 거란 예측이 나온다.
21일 취임한 신현송 신임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중동 리스크'가 인플레이션을 부르고 파급효과가 더 커지면 통화 정책을 써야 한다"며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당장 끝나도 기존 충격의 반영, 훼손된 공급망 복구, 에너지 인프라 회복 등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꽤 길게 갈 것"이라며 7월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조 연구원도 "한은이 3분기 중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욱 씨티(Citi)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7월과 10월 두 차례 인상해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씨티는 씨티뱅크가 속한 미국계 글로벌 금융회사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금리인상 요인은 있다"면서도 "한은이 당분간은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신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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