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삼성전자 노조 찬반투표 향방은…가결돼도 '앙금', 부결되면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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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찬반투표 향방은…가결돼도 '앙금', 부결되면 '파국'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6-05-22 17:56:46
27일 오전까지 전자투표…보상 격차에 '부결여론' 결집 변수
합의안 부결 시 매일 조 단위 손실…긴급조정권 발동할 수도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가 22일 시작됐다. 오는 27일까지 전자투표로 진행된다. 참여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 그렇지 않으면 부결이다. 결과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이 판이하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가결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7만850명 가운데 80% 안팎이 DS(반도체) 쪽이라서다. 이들만으로 과반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본사 실무책임자에게 부결 가능성을 묻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만에 하나 부결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노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간다. 우려했던 총파업도 현실화될 수 있다. 반도체 라인이 멈추면 매일 조 단위의 손실이 발생한다. 직접 피해만 20조~30조 원 이상,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1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공급계약 차질과 손해배상 문제도 뒤따른다. 한 수출 대기업 임원은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슈퍼 을'인 삼성전자에 손해배상을 현실화하는 고객사는 없겠지만, 삼성전자의 신뢰도와 안정성에 대한 평판에 영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펄럭이고 있는 태극기와 삼성전자 깃발. [삼성전자 제공]

 

부결 시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에 나설 공산이 크다. 노동조합법 76조에 따라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발동할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고 30일간 재개할 수 없다. 다만 발동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아 사회적으로 진통이 뒤따를 수 있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6개월 노사 갈등이 일단 마무리된다. 다만 보상구조에서 소외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합의안에 따르면, DX부문은 성과급으로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도 받지 못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반면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올해 DS 영업이익 전망치(300조 원)의 10.5%(약 31조 원)를 활용해 최대 6억 원 수준의 성과급을 수령할 전망이다. 10년간 유지되는 보상구조다. 합의안 가결 후 사업부문 간 앙금이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결집되고 있다는 점이 투표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전삼노 수원지부와 동행노조는 이날 수원캠퍼스 정문에서 공식 부결 운동에 나섰다. DX 부문이 중심이 된 '동행노조' 조합원도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기존 2600여 명 수준이었던 것이 이날 오후 1만2298명으로 하루 만에 5배가량 급증했다. 

 

▲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투쟁결의대회 현장. [뉴시스]

 

삼성전자의 사업부문별 갈등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번 사태로 고질적인 갈등 구조가 더 깊어졌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삼성전자 본사 실무 책임자는 "과반 노조의 협상 자체가 처음이었고, 부문별 액수 차이도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이렇게까지 심해진 것은 처음이다. 아예 회사를 분리하는 게 맞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노조의 이번 쟁의 과정이 국가적 소동으로 확대된 것을 두고 '협상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미숙함 때문'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선대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무(無)노조 원칙'을 고수해온 탓에 노사 모두 이런 싸움에 경험이 없었다는 점에서다. 한 대기업 임원은 "노조도 초짜, 사측도 초짜"라며 "협상 기술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영업이익 10% 성과급 합의가 촉발한 보상확대 요구 목소리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자동차, 조선, IT, 통신 업계 노조들이 줄줄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가 기준이 됐기 때문에 이익이 많은 모든 국내 대기업은 노조에서 강력하게 성과급을 달라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는 많은 우리나라 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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