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편해서 좋아요"…엔데믹 맞아도 화장품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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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서 좋아요"…엔데믹 맞아도 화장품 안 쓴다

김명주
기사승인 : 2023-12-28 17:28:49
신용카드액 기준 화장품 소비 2019년 대비 22%↓
"화장 덜하니 편하다…화장품 구매도 줄였다"
전문가들 "팬데믹 때 영향이 습관으로…불황도 영향"

여성 취업준비생 A 씨는 요즈음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더 줄었다. 

 

A 씨는 "코로나19 때 마스크를 쓰다 보니 화장을 안 하게 됐다"며 "그때 편안함을 느껴 마스크를 벗게 된 올해도 화장을 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 사는 일이 줄었다"며 "꾸며야 할 자리가 아니면 외출할 때 선크림, 립밤 등으로 가볍게 화장하고 나간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엔데믹을 맞아 화장품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와는 달리 화장품 소비는 코로나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화장품을 구매한 총액 평균은 1850억94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8월 총액 평균인 2377억3700만 원보다 22.2% 감소한 수준이다.

팬데믹 기간인 2020~2022년과도 소비 규모가 비슷하다. 이 시기 소비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화장품을 구매한 총액 평균은 2020년 1811억6600만 원, 2021년 1855억4800만 원, 2022년 1958억2200만 원이다. 올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가 본격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시기 화장품 소비 수준이 유지된 것이다.

A 씨는 "코로나 전에는 맨얼굴로 밖에 나가는 일이 부끄러워 마스크를 일부러 착용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제는 민낯으로 외출하는 일이 머쓱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대생 B 씨는 "팬데믹 전에는 밖에 나갈 일이 생기면 화장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최근 몇 년간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익숙해지다 보니 엔데믹 후에도 화장품 구매를 굳이 늘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직장인 C 씨는 "코로나 이후 답답한 색조 화장보다는 기초 화장품에 집중하게 됐다"며 "화장하는 데 오랜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열심히 꾸미는 것보다 본인이 편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2~3년간 마스크 의무 착용으로 화장하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며 "그 사이 기초 화장품 정도만 바르고 색조 화장품의 필요성은 덜 느끼게 된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화장품을 보는 모습. [뉴시스]

 

불경기 영향으로 식품과 같이 필수 지출해야 하는 항목 이외의 화장품 등 비필수 항목에 대해서는 소비를 줄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통계를 보면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구매한 종합소매 부문 총액 평균은 7조7414억7600만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6조7096억2113만원) 대비 약 15.4% 늘었다.

동일 기간 식료품 부분 역시 총액 평균이 1조25억2200만 원으로 2019년 7399억3275만 원보다 35.5%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화장품, 귀금속 등을 포함한 의류잡화 부문의 총액 평균은 1조853억6700만원으로 2019년 같은 시기(1조1502억3600만원) 대비 5.6% 감소했다.

 

고물가로 식료품 등 가격이 급등하다보니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비필수 품목 소비를 줄인 것으로 여겨진다. 

B 씨는 "최근 드럭스토어에 방문했다가 파운데이션 등 화장품 가격이 전보다 많이 올랐음을 실감했다"며 "가격이 비싸니 구매를 주저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새로 사기보다는 이미 산 제품 위주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 역시 "올해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했으나 아직 경기가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했다"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기 어렵다보다 화장품 소비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영향으로 화장을 덜 하게 된 부분도 있겠지만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들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필수적인 부분들 위주로 소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불황형 소비'의 한 형태"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여전히 불황형 소비 형태는 지속될 것"이라며 "고급 브랜드는 지속해서 쓰는 계층이 있겠지만 중저가 브랜드를 쓰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가성비 위주로 구매를 선택해 결국에는 소비액이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화장품 소비 수준은 일단 경기가 회복되면 살아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감소한 현상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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