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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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쟁점

김광호
기사승인 : 2018-07-09 17:06:00
경제6단체,"내년도 최저임금, 경제여건 고려해 결정해야”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년 적용 최저인금 관련 경영계 기자회견에서 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노·사 양측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가 막판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이 저임금 노동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선을 긋고 있는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 등의 부담을 내세워 논의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포함한 경제 6단체는 9일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 주체인 영세 소상공인의 현실을 반영한 사업별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에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경영계는 과거에도 최저임금위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를 거론했지만,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업자와 영세자영업자 등의 인건비 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해 업종별 구분 적용을 더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은 말 그대로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정하는 것으로, 경영계는 소상공업자 등이 많이 분포하는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등에 대해서는 다른 업종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

앞서 사용자위원들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 최저임금 미만율(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율)이 전체 산업 평균 이상인 업종 ▲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이 전체 산업 평균 미만인 업종 ▲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가 전체 산업 평균 미만인 업종에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며 구체적 기준까지 제시했다.

경영계의 이 같은 요구는 최저임금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최저임금법 제4조 제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 최저임금제 30년 역사를 살펴봐도 최저임금제 시행 첫해인 1988년 최저임금을 2개 업종 그룹으로 나눠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1989년부터는 계속 단일 최저임금체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해 사용자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최저임금제도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업종에 속한 노동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의 소지도 생긴다.

특히, 경영계가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를 요구하는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등은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가 많을 뿐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도 많아 노동계로서는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을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로 인해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활동한 최저임금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도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으며,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을 위한 합리적 기준과 이를 뒷받침할 통계 인프라도 없고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업종은 '낙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14일)이 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계가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를 강하게 거론함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노동계가 지난 5일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만790원을 제시한 데 대해 경영계는 동결을 내세우며 맞섰지만, 업종별 구분 적용이 받아들여질 경우 수정안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용자위원들은 오는 10일 전원회의에서 구체적인 업종별 구분 적용 방안을 제시하며 근로자위원들을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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