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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일 '표(票)를 좇는 정치'론 미래 없다

온종훈
기사승인 : 2019-07-06 07:52:21
 
▲ 온종훈 산업에디터

일본 : 3개 핵심소재 수출규제 시행 → 21일 참의원 선거 고시 →   "지금 공은 한국에 있다."(아베 신조 총리 NHK 출연)


한국 : 경제부총리 '상응조치 강구' → 통상교섭본부장 양자 협의 촉구 → 청와대 안보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해 '보복적 성격 수출규제' 규정 → 문재인 대통령,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예정 넘은 1시간30분 접견 → 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총수 5명과 만찬.

'경제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는 지난 4일 하루 동안 한국과 일본에 일어난 주요 움직임을 시간별로 정리한 것이다.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는 연일 선거 관련 토론과 방송에 나와 수출규제와 관련한 발언의 강도와 수위를 올리고 있다. 청와대도 일본의 수출규제가 공식화된 지 4일 만에 '무대응 원칙'의 침묵을 깨고 '안보 차원' 대응을 천명했다.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의 만남이 있었던 지난달 30일 산케이신문 보도로 시작된 이번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확대되고 있다. '악마의 디테일'처럼 일본이 수출규제 수단으로 삼은 3개 소재가 우리 경제에 그만큼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정치전쟁', '외교전쟁'이다. 현안인 강제징용(일본측 징용공) 배상 문제로 꼬일 대로 꼬인 한일 양국 관계 정상화의 돌파구였던 지난달 오사카 G20 회담에서 양자 정상회담이 불발됐다. 앞서 일본 정부가 요구한 외교협의회와 중재위 설치 등에 대한 우리 측의 미숙한 대응이 있었으며 뒤늦게 우리가 제안한 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으로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일본 측은 거부하기도 했다.

7월 이후 일본은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측 대응을 미리 간파했으며 준비된 계획표에 따라 움직였다. 수출규제를 공식화하면서 "양국의 신뢰가 현저히 저하됐다."를 규제 이유로 들었다. 여기서 '신뢰'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약이다. 그러면서 아베는 연일 우리 정부가 제기한 세계무역기구(WTO) 등 자유무역 위반 문제에 대해 규정 위반이 아니며 이번 조치는 '별개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생소한 냉전시대 대(對) 공산권 수출통제 체제(코콤.COCOM)의 후속인 '바세나르 체제'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결국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배상판결이후 경제산업성을 시켜 8개월 동안 치밀하게 준비했다가 선거 목전에 터트려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노린 아베의 '정치기획'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돈을 좇는 경제'와 '표(票)를 좇는 정치'는 전혀 다른 논리 구조를 갖고 있다. 경제는 그것이 이익이 되느냐에 철저하게 복무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협과 절충을 통해 서로 이익이 되는 공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정치, 특히 선거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원래 상대를 완전 배제 하거나 승자독식을 추구하는 구조다.

청와대는 일본의 이번 조치를 규정하면서 "국제법을 위반한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했다가 막판 수위를 낮췄다고 한다. NSC에서 경제 사안을 논의하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데 이런 식으로 갔을 경우 더 이상의 퇴로가 없는 전면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가간 이해가 충돌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것은 외교다. 아니면 전쟁이다. 무엇보다 경제 문제에 '정치' 논리를 동원한 아베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알리더라도 테이블 아래에서 '경제의 문법'으로서 문제를 푸는 외교적 방안에도 주력해야 한다. 작은 물길(대한해협)을 사이에 둔 한일 관계에 '공존' 이 없으면 미래가 없는 것은 너무 자명한 것 아닌가.

KPI뉴스 / 온종훈 산업에디터 ojh111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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