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제네시스GV80 '230만원짜리 독립공조' 옵션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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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GV80 '230만원짜리 독립공조' 옵션의 배신

김혜란
기사승인 : 2020-02-27 12:19:45
'2열 독립공조' 옵션 차량서 뒷좌석 풍량조절 켜니 1열도 함께 작동
매뉴얼에도 '뒷좌석 풍량조절 가능' '2열 좌석은 풍량조절 제외' 등 혼선
고객센터 "시정 노력"…이호근교수 "소비자 불만 당연해, 메이커 잘못"

서울에 사는 A 씨는 최근 풀옵션을 적용한 제네시스 SUV 모델 GV80을 인도받았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 끝에 차를 얻게 된 기쁨도 잠시였다. 뒷좌석에 앉은 첫째 아이가 2열 공조(공기 조화의 준말로 냉난방 등을 가리킴)장치를 누르는 순간 운전석인 1열 송풍구에서 강한 소리와 함께 바람이 나오면서 깜짝 놀라고 만다. 당초 A 씨는 옵션에 따라 1열과 2열의 공조장치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고 알고 있었기에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 A 씨가 2열 좌석에서 조절할 수 있는 공조장치를 돌린 결과 1열 역시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다. [독자 A 씨 제공]


제네시스 GV80 안내 책자에 따르면 '2열 컴포트 패키지' 옵션에는 운전석·조수석·뒷좌석 독립 공조가 포함된다. 해당 옵션은 23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때 A 씨는 "독립공조라고 하면 온도, 풍향, 풍속이 따로 조절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풍량이 같이 작동될 줄은 몰랐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옵션을 따로 추가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고객센터에서 "GV80은 1열과 2열의 풍량 제어는 동일하게 움직이는 시스템이다"라는 답변을 얻었다.

27일 제네시스 고객센터는 UPI뉴스에 최근 '2열 풍량 제어는 독립적으로 되지 않냐'라는 문의가 빗발쳤다며 "고객센터가 가지고 있는 자료로 파악하기는 어려워 해당 공조장치를 만든 제조사에 문의한 결과 1열과 2열의 풍량 조절은 함께 가는 구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올 차량도 동일제어 시스템으로 갈지 아니면 변경을 할지에 대해서는 연구소가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GV80 관련 SNS 커뮤니티에 소속된 A 씨는 "나를 비롯한 예비 차주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SUV 특성상 패밀리카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 뒷좌석에는 아이들이 앉을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시중에 '독립공조'를 내건 차량은 1열과 2열 좌석의 풍량 조절이 따로 되기 때문에 고급차인 GV80도 당연히 해당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제네시스 G90과 현대차의 또 다른 SUV인 팰리세이드는 2열 독립 풍량 조절이 된다.  

▲ 팰리세이드 사용설명서. [현대차 홈페이지 캡처]


실제 팰리세이드의 사용설명서에는 "뒷좌석 온도 조절, 바람방향 조절, 풍량 조절은 앞좌석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작동 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이를 접한 소비자들은 같은 제조사에 만드는 가장 고급 라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또 옵션 기능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가 없어 "속은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UPI뉴스는 지난 26일 서울의 한 제네시스 전시장을 찾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2열에서 풍량을 조절했더니 1열도 함께 조절됐다는 얘기가 나온다'라고 묻자 한 직원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매뉴얼에도 나와 있다"고 전했다.

▲ 제네시스 GV80 설명서 86페이지에는 원하는 좌석의 풍량(오른쪽 두 번째 문단)이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나와 있다. [제네시스 홈페이지 캡처]


해당 직원의 설명은 반만 맞는 얘기였다. 제네시스가 제공하는 '편의장치' 매뉴얼에는 풍량 독립 조절에 대한 내용이 서로 엇갈리는 혼선이 있었다. 이 설명서 86페이지에는 "운전석, 동승석, 뒷좌석의 온도, 바람 방향 및 풍량을 조절하면 해당 좌석만 조절된다"고 나와 있지만 79페이지에는 "온도조절, 바람방향 조절, 풍량조절(2열 좌석 제외)은 앞좌석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작동 할 수 있다"고 써있다.

▲ 제네시스 GV80 설명서 79페이지. [제네시스 홈페이지 캡처]


제네시스 고객센터는 이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시정할 수 있도록 회사에 건의하겠다"고 답변했다. 

현대차 홍보팀에 관련 사항을 문의한 결과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쏘렌토나 카니발 등 1, 2열의 공조장치가 따로 움직이는 차는 이미 나왔고, 점차 많은 고급차량이 독립공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불만을 느끼는 건 당연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설명서에도 독립공조에 관한 내용이 불충분하다면 이는 명백히 메이커의 잘못이다"며 "현대차가 이런 실수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 역시 "독립공조라는 것이 엄청난 기술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소비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해 보인다"고 답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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