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마감임박에도 피 터지는 野 단일화, 성사돼도 효과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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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임박에도 피 터지는 野 단일화, 성사돼도 효과 반감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03-17 14:04:26
여론조사 결과로 오만해진 야권
마지노선 넘겨 단일화 협상 난항
김종인 VS 안철수 감정싸움 격화
상처뿐인 단일화는 큰 효과 없어
"여론조사 결과가 좀 잘 나왔다고 그새 오만해진 것 같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이 17일 마지노선을 넘기자 국민의힘 수도권 지역구 K의원은 자조섞인 쓴소리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이 제 입장만 고수한 채 치킨게임을 벌이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K의원은 "단일화가 되더라도 상처뿐이라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부터) [UPI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떼를 쓰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안 후보를 직격했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가 정권 교체 교두보가 될 수 있으니 단일 후보를 해야 한다는데, 단일 후보를 하려면 자기 고집만 부리면 안 된다"며 "통상적으로, 일반 상식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이야기하면 문제가 해결 안 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떼쓴다는 표현을 듣는 순간 아찔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에서 감정싸움으로 앙금이 쌓이면 화학적 결합을 통한 선거운동 극대화가 난망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예를 들었다. 안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중도 사퇴하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나 선거 당일 아침 투표하자마자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런 안 후보를 지켜보면서 그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문 후보에게 투표했을까. 문 후보는 48% 득표에 그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졌다. 만약 안 후보가 이번 단일화 경쟁에서 수모와 괄시를 받으며 패한다면 적극적인 선거지원은커녕 "나몰라라"하며 떠날 수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우려했다. 중도층 흡수 등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시나리오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에도 안 후보에게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1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단일화) 파트너에게 도를 넘는 말씀을 하신 것은 이적행위"라고 반격했다. "후보끼리 합의한 사항에 대해 국민의힘 협상단이 인정을 안 한다"며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단일화 협상 난항과 관련해 "최대 걸림돌은 김 비대위원장"이라며 "안 후보를 향한 욕설에 가까운 저주는 단일화 국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감정싸움을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오, 안 후보측은 당초 이날 협상을 마치고 이틀간 단일화 여론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미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오 후보는 안 후보측에서 여론조사 문항으로 가상대결 방식을 새롭게 들고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후보측은 오히려 오 후보측에서 갑자기 여론조사 방식에 유선전화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며 비판했다. 문항을 둘러싼 지루한 신경전으로 여론조사 기간 하루를 까먹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문항 합의만 되면 18일과 19일 오전까지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 후보를 정해도 된다"고 말했다.

오, 안 후보는 얼마전만 해도 단일화를 못하면 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모두 진다는게 여론조사 결과였다. 당시엔 "단일화만이 살길"이라며 협상의 성의를 보였다.

그러나 LH 직원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3자 구도로 전개돼도 야권 후보가 해볼 만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자 단일화 협상은 더욱 꼬이는 형국이다. K의원이 야권의 오만을 경고한 이유다.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이 당명에 들어있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한 일이라곤 없다. 뼈를 깎는 쇄신도, 공익을 위한 헌신과 희생도 전무했다. LH 직원 투기 의혹이라는 돌발 호재를 만나 반사이익만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지율이 오른 만큼 야권 후보들의 욕심이 커져 단일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오 후보는 서울시장 중도 사퇴, 안 후보는 후보직 양보라는 원죄가 있다"며 "이번에 단일화에 실패하면 모두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어 필사적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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