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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식품회사→바이오' 사업 확장…B2B 중점두나

김지우
기사승인 : 2021-11-15 17:10:20
CJ헬스케어 매각 후 천랩·바타비아 등 바이오 기업 인수
합작법인 설립…생분해 플라스틱 등 화이트 바이오 사업
사료용 아미노산 이어 '기능성 아미노산' 확대 가능성도
일반 대중에 햇반·비비고 등 식품기업으로 친숙한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레드 바이오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기반 마련에 나섰다. 이에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 전경. [CJ제일제당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바이오 플라스틱 대량생산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PHA를 생산해 제품에 적용해 왔다. 생분해 플라스틱 등 자체 개발한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적용할 뿐 아니라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CJ제일제당은 HDC현대EP와 화이트 바이오 합작법인 설립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내년 3분기 생산 시작을 목표로 HDC현대EP가 보유한 충북 진천소재 공장에 약 240억 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은 기존 석유화학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대체하거나 생분해 소재를 혼합해 식품 포장재·자동차 내장재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제품·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글로벌 고객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화이트 바이오 사업 외에도 CJ제일제당은 레드·그린 바이오 사업을 골고루 확장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은 응용 분야에 따라 크게 △레드(보건·의료) △그린(농수산·축산·식품) △화이트(화학·에너지) 세 분야로 나뉜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문 실적은 큰 폭 성장했다. 올해 3분기 바이오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하며 분기 매출 1조 원대를 첫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27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식품(7.6%)보다 바이오(12.2%)가 더 높았다.

지난해 그린 바이오 사업으로만 매출 3조…'바이오' 부문 성장

CJ제일제당은 그린 바이오 사업을 발판으로 바이오 부문을 키워왔다. 2019년 연간 매출 기준으로 CJ제일제당 그린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는 사료용 아미노산이 약 60%, 식품조미소재와 농축대두단백이 각각 20%씩을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그린 바이오 사업은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1964년 MSG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1977년에는 핵산으로 영역을 넓혔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며 글로벌화에 도전했다.

2000년대부턴 해외 사업을 본격 확장했다. 중국·브라질·미국 등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사료용 아미노산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2015년에는 말레이시아 컬티에 공장을 신설해 친환경 L-메치오닌 생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은 일반적으로 시장의 유동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보닉(독일), 아지노모토(일본)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은 고도의 연구·개발(R&D)과 폭넓은 포트폴리오로 시장점유율 늘리기에 성공했다.

CJ제일제당의 그린 바이오 관련 핵심 사업은 사료용 아미노산·식품조미소재·식물성 고단백소재 등이다. 사료용 아미노산은 돼지, 가금류(닭 등)의 생육을 촉진하는 데 사용된다. CJ제일제당의 주요 품목인 라이신트립토판·핵산·발린·농축대두단백(SPC) 등 5개는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식품조미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다. 중국 핵산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B2B가 대부분인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중국 내 핵산업체들이 제품 제공에만 주력했다면, CJ제일제당은 현지 고객사가 원하는 핵산 제품부터 제품에 맞는 사용법, 레시피 등을 함께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해 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중국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현지 식품 시장 규모와 핵산 수요 역시 당분간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CJ제일제당은 브라질 셀렉타를 인수하며 농축대두단백(SPC) 사업도 시작했다. SPC 사업은 주로 물고기 등 동물 사료의 원료로, 이 중에서도 단백질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다만 지난 9월 말 셀렉타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7년 최초로 연간 매출 2조 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그린 바이오 사업으로만 3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중대형 식품기업이나 제약기업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매출의 9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어 글로벌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CJ제일제당이 축적한 기술과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면역력 강화·피부미용·항노화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성 아미노산' 등 사업을 확장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 CJ제일제당의 그린 바이오 해외 사업장 현황 [CJ제일제당 제공]

철수한 줄 알았던 '레드 바이오' 사업…관련 기업 적극 인수

CJ는 3년 전 제약사업을 팔면서 제일제당의 '레드 바이오' 사업은 철수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 관련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레드 바이오 사업을 다시 키우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기업의 제약·바이오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CJ 역시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레드 바이오 사업은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2006년엔 한일약품을 인수했다. 2014년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로 출범한 후 CJ헬스케어로 물적 분할됐다. 이후 2018년 4월 CJ는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 금액은 1조3100억 원. CJ헬스케어는 올 8월 상장한 'HK이노엔'이다.

CJ헬스케어를 팔아 마련한 자금을 통해 과거와 다른 방식의 레드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CJ제일제당은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했다. 천랩의 기존 주식과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를 합쳐 지분 44%를 확보했다. 인수 금액은 983억 원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8일엔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유전자치료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입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겠다는 의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과거 레드 바이오 사업은 제네릭(복제약) 등 화학 의약품 분야였다면 이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한 신약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과 생태계를 합친 말로 인체에 사는 세균·바이러스 등 미생물을 말한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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