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코로나 청정국" 장담했지만 존재감 입증못한 셀트리온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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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청정국" 장담했지만 존재감 입증못한 셀트리온 치료제

곽미령
기사승인 : 2021-12-31 15:46:43
기대 못 미치는 효능·불편한 정맥주사…"거의 영향 없어"
"게임체인저 기대감은 화이자 '경구용 치료제'로 넘어가"
셀트리온 주가 '반토막'…성난 주주들, "경영진 교체해야"
"2021년 봄에는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민이 마스크 없이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코로나 청정국'이 될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020년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자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효능을 자신하면서 꺼내놓은 말이다.

서 회장은 '글로벌 바이오 포럼(GBF) 2020'에서도 코로나 청정국을 언급했다. 그밖에도 "셀트리온 치료제 투약 후 4~5일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한다"며 여러 차례 호언장담했다.

서 회장의 호언장담에 정치권도 반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1월 셀트리온 공장이 들어서는 인천 송도 바이오산업단지를 방문해 "셀트리온의 통 큰 투자에 감사한다"며 "빠르면 2020년 말부터 치료제를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도 셀트리온 공장을 방문해 큰 기대를 표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는 '게임체인저'로까지 언급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2020년 12월 7일 셀트리온 주가는 39만6240원까지 급등,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현재 서 회장의 '코로나 청정국' 장담은 실현됐나. 그랬다면 정부가 화이자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승인하면서 대량 수입을 추진하지도 않았으리라. 

▲셀트리온 송도2공장. [뉴시스]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수천 명씩 발생하고 있으며, 매일 세 자리 수의 환자들이 세상을 뜨고 있다. 마스크는 언제 벗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다. 소상공인들은 풀리지 않는 방역 강화 조치에 절망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끔찍한 악몽'을 해결하는데 셀트리온 치료제 렉키로나주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짧은 기간이나마 '위드코로나'를 시도할 수 있게 해준 것도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과 높은 백신 접종률이었다.    

서 회장의 호언장담과 달리 렉키로나주에는 코로나19 환자를 당장 완쾌시켜줄 만한 효능이 없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렉키로나주는 경증 및 중등증 환자들이 중증으로 이행하는 확률을 낮춰주고, 회복시간을 일부 단축시켜주는 효과가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치료제는 중증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며 "게임체인저는 커녕 코로나19 치료 개선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투여 방식도 정맥주사 방식이라 매우 불편하다. 서 회장은 작년 말에 "국내용으로 10만 회분의 치료제가 준비돼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지난 23일까지 실제 투여된 환자 수는 3만3915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의료 현장에서의 편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렉키로나주는 의료기관에서 60분 간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기에 일단 자택치료자는 투여가 불가능하다. 코로나19 환자가 의료기관에 간 후에도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겨우 투여가 가능하다. 

이미 게임체인저 기대감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치료제로 넘어갔다. 무엇보다 화이자 치료제는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씩을 1일 2회씩 5일 간 입으로 복용하는 방식이라 정맥주사와는 편의성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재택치료자도 스스로 복용이 가능하다.

또 렉키로나주는 차광해 냉장보관(2~8℃) 보관해야 하지만, 팍스로비드는 실온(15~30℃)에서 보관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화이자 치료제 36만2000명분을 비롯해 총 60만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100만4000명분의 추가 구매도 추진 중이며, 화이자 치료제는 이르면 내년 1월 초도 물량이 들어올 예정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팍스로비드는 예상했던 것보다 효능이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구용 치료제는 현재 의료계가 짊어지고 있는 심각한 부담을 경감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료계 관계자도 "경구용 치료제가 현장에 공급되면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비자들 역시 화이자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직장인 A 씨는 "아무래도 셀트리온보다는 화이자 치료제가 더 믿음이 간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장인 B 씨도 "바늘로 찌르는 것보다야 당연히 먹는 게 훨씬 더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의 호언장담이 빗나가면서 셀트리온 주가는 급락했다. 31일 셀트리온 종가는 19만8000원으로, 작년 최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한 셀트리온 주주는 "서 회장에게 사기당한 기분"이라며 분노를 토했다. 

격분한 셀트리온 주주들은 함께 연대해 경영진에게 자사주 매입, 차등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했다. 본사 앞에서 시위도 여러 차례 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주주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일단 올해 총 1025억 원의 균등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서 회장의 배당금이 약 300억 원으로 추산되는 등 "대주주들 배만 불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 주주연대는 실력 행사를 위해 지분 모으기에 나섰다.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자세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이제는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며 "무능한 경영진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곽미령 기자 ayms7@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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