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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종역 설치 논란,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

박상준
기사승인 : 2023-01-11 11:08:48
세종시 최민호 현 시장과 이춘희 전 시장은 소속 정당도, 성향도, 시정 철학도 다르지만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KTX 세종역' 설치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간다는 점이다.  

세종역 설치는 당초 세종시 장기 계획에도 포함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상왕'이라는 말을 들었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을 지폈다. 2016년 총선 때 무소속으로 세종시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세종역 설치는 같은 당 이춘희 전 시장이 계승해 임기 내내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세종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된 최민호 시장도 다른 것은 차별화했지만 세종역 공약만큼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이어받았다. 최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도 세종역을 국가계획에 반영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세종시 논리는 이렇다. 2027년 세종 국회의사당, 대통령 세종 집무실이 들어서고 세종시 인구도 가파르게 증가해 38만4000명에 달한다. 특히 2012년 정부세종청사가 입주한 이후 업무상 서울과 세종을 왕래하는 공무원들이 불편해하고 정부청사를 찾는 민원인들도 문제를 제기한다.

또 오송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면 최소 30분이 걸린다. 버스정류장에서 국무조정실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같은 부처 청사에 가려면 버스에서 내려서 10분을 더 걸어야 한다. 오송역에서 택시를 타면 1만5000원이 넘게 나온다. 서울~오송 KTX 요금(1만8500원)과 맞먹는다.

이 같은 논리에 국민의힘도 세종역 신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채익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작년 10월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 의사당이 들어서면 교통 수요가 증가할 텐데 현재 서울과 세종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 없어 큰 불편이 예상된다"며 "국회도 KTX 세종역이 설치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인 논리다. 오송역의 위치를 따져보면 외려 충북 세종의 백년대계를 위한 적절한 장소다. 세종시 인구 38만 명과 청주시 인구 85만 명에 인근 진천, 증평, 음성, 보은 등 150만 명이 모두 이용 가능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오송은 행정구역상 청주지만 오송역에선 세종시의 접근성이 훨씬 낫다. 오송역에서 세종 정부청사까지 거리는 16km다. 마찬가지로 오송역에서 충북도청까지도 16km다. 걸리는 시간(승용차 기준)은 충북도청 31분, 세종 정부청사가 13분 정도 짧은 18분이다. 네이버에 차종별로 자세히 나온다. 도심 통과 구간의 교통혼잡도가 낮기 때문이다. 

'18분'을 멀다고 한다면 수도권에선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다. 인근 대전이나 청주도 시내에서 직장이나 모임 장소에 가려면 최소 20분 이상 걸린다. 그런데도 불편하다고 한다면 KTX역은 동네마다 만들어야 한다. 매일 왕복 2시간을 출퇴근에 소비해야 하는 수도권 사람들이라면 코웃음 칠 일이다.

세종시가 아주대에 의뢰해 실시한 사전 타당성 조사(2020년 발표)에서도 비용대비 편익(B/C)은 0.86에 그쳤다. 통상 B/C가 1.0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보는데 이에 못미쳤다.

더구나 오송역 인근에 세종역을 설치하면 '고속철'이 아닌 '저속철'이 될 것이 불가피하거나 양쪽 역 모두 운행횟수가 현저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오송역은 호남분기역의 역할이 무색해진다. 

세종역이 유력 후보지인 금남면 발산리에 들어선다 해도 큰 의미는 없다. 거리는 6km 지만 도심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 세종청사에서 아무리 가속페달을 밟아도 10분 이상은 걸린다. 

고작 10분 안팎을 단축하기 위해 세종역을 설치하는 것은 전국 각지에 지방공항을 짓는 것만큼이나 비효율적이다. 세종 국회의사당 및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로 수요가 늘어난다면 차라리 오송역을 확장하고 KTX의 정차횟수를 늘리면 된다. 세종역 설치 논란은 정치논리가 아니라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

▲ 박상준 충청본부장

KPI뉴스 / 박상준 충청본부장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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