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명품 팔아봤자 남는 게 없네"…명품플랫폼 4사, '적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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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팔아봤자 남는 게 없네"…명품플랫폼 4사, '적자' 지속

김지우
기사승인 : 2023-04-17 17:01:32
톱모델 광고 출혈경쟁서 작년엔 광고비 증감 갈려
오픈마켓 확대·수수료율 인상 등 대책 4色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회사들은 매년 한국에서 수천억 원을 벌고 있다. 지난해 세 회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1조 원을 넘었다. 

하지만 이들 명품을 파는 명품 플랫폼 4사(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캐치패션)는 수년 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직매입 재고를 떠안거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 과열 때문으로 여겨진다. 

▲ 국내 명품 플랫폼 3사 홍보 이미지. 왼쪽부터 트렌비(김희애)·발란(김혜수)·머스트잇(주지훈) 광고모델.  [각 사 제공]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발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0.8% 늘어난 891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374억 원으로 전년보다 188억 원 증가했다. 발란의 지난해 총 거래액은 68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발란은 명품 플랫폼 1위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약 1.5조 원. 발란의 시장 점유율은 약 45%에 달한다.

발란 뒤를 잇는 머스트잇, 트렌비, 캐치패션도 적자 행진이다. 지난해 머스트잇 매출은 3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5.8%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68억 원으로 전년보다 68% 늘었다.

트렌비도 23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보다 95억 원가량 줄였다. 지난해 매출은 2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트렌비 측은 "AI기술을 통한 시스템과 오퍼레이션 효율화, 리세일 비지니스의 꾸준한 성장,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 개발을 통한 마케팅 효율화 등을 통해 적자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인 캐치패션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0% 감소한 40억 원이었다. 영업손실은 69억 원으로 전년보다 2억 원가량 줄었다. 캐치패션은 3사와 달리 해외 명품 플랫폼들을 연결하는 사업모델로, 수수료 매출로만 수익을 낸다.

톱모델 광고 출혈경쟁
 
명품 플랫폼들의 적자에는 광고, 마케팅 등의 비용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에도 명품 플랫폼들은 수백억 원을 광고선전비로 썼다. 2021년 발란은 김혜수, 머스트잇은 주지훈, 트렌비는 김희애, 캐치패션은 조인성 등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하며 출혈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명품 제조사들이 실적 성장을 이루는 동안 플랫폼은 되레 적자를 낳고 있는 셈이다. 다만 플랫폼별 광고마케팅 정책은 갈렸다. 지난해 트렌비는 299억 원에서 123억 원으로 광고선전비를 절반 이상 줄였다. 반면 발란은 191억 원에서 386억 원으로, 머스트잇은 134억 원에서 158억 원으로 각각 늘렸다.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유통해 온 기성 오프라인 업체인 백화점이 20~30%의 입점수수료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플랫폼의 입점수수료는 9~12%이기 때문에 엄청난 흑자를 내기 어렵다"며 "직매입 시 비싼 재고를 떠안는 게 부담이기 때문에 인지도를 높여 고객 유입과 거래액을 최대한 늘리고 (입점업체로부터) 수수료 마진을 남기는 게 이익을 내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명품 플랫폼들은 직매입하거나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낸다. 명품 부티끄와의 거래를 통해 일정 수준의 현금을 보유해 재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흑자 전환 가능"…명품 플랫폼들의 적자 개선책은?

명품 플랫폼들은 각자만의 전략을 내세워 올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발란은 오픈마켓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발란의 매출 비중은 직매입 20%, 오픈마켓 80%다. 발란은 이달 초 시리즈C 투자(250억 원)받기를 완료했다. 이어 추가로 5곳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발란 측은 "내부적으로 경영효율화와 지속적 혁신을 실행한 결과 경영지표들이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손익분기점을 올 상반기 내로 앞당길 수 있게 되었고 연내 흑자 전환도 무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트렌비는 지난해 증가한 수수료 매출을 더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상품매출이 70억 원으로 전년보다 14.9% 감소한 반면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 매출은 112억 원으로 91.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수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상품매출 31%다.

트렌비는 또 최근 헌 명품을 새 명품으로 바꿔주는 '셔플' 서비스를 론칭했다. 트렌비는 중고 사업 확장은 물론 새상품의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트잇은 직매입을 강화하면서 수수료율도 인상하는 방안을 택했다. 머스트잇은 월간 영업이익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2023년 내로 월간 손익분기점(BEP)달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머스트잇 측은 "지난 1월부터 수수료율을 8.8%에서 12.1%(VAT 포함)로 인상했으며 직매입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풀필먼트 서비스 등 신규 사업을 개시해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매체 및 소재 최적화를 통해 광고 효율을 상향시켜 광고선전비를 축소하고 쿠폰과 할인 등의 매출에누리 같은 각종 운영비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캐치패션은 최근 플랫폼 전면 리뉴얼을 단행해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캐치패션 측은 "믿을 수 있는 공급망을 통한 정품(가품 원천 차단), 명품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부터 글로벌 신생 명품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희소성·다양성, 스토리텔링 콘텐츠 등 세 가지로 구성해 리뉴얼했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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