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시장신뢰 허무는 증권사 임원들…내부통제는 '먹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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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신뢰 허무는 증권사 임원들…내부통제는 '먹통'인가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5-09 11:26:47
유진투자증권 임원 주가조작 연루 혐의 압수수색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블록딜도 의혹 키워
법적, 제도적 정비 가시화…증권사 내부통제 절실
증권사의 법적, 도덕적 일탈이 연이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에는 유진투자증권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유진투자증권의 A 임원이 태양광 업체의 주가조작에 연루된 혐의를 포착하고 8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A 임원과 태양광 업체 관계자가 주가를 조작한 정황을 파악하고 A 임원이 수익을 챙겼는지 수사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임원, 회사에서 투자 설명회 열어 투자 유도

코스닥 상장사였던 태양광 부품 제조사 B는 2018년 투자 설명회를 열어 바이오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미국의 바이오 회사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 회사가 곧 미국 나스닥에 상장될 것이라며 주식 매수를 부추겼다. 그러나 미국 바이오 회사는 나스닥에 상장되지 않았고 B사도 분식회계가 드러나 2020년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이 폐지됐다.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됐다.

미국 바이오 회사의 가치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은 B사가 주장하더라도 당연히 투자자가 냉정히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문제는 투자를 부추긴 투자 설명회가 유진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렸고 유진투자증권의 A 이사가 직접 설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투자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는데 '유진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이 상당한 역할을 했으리라는 것은 쉽게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은 회사와 관련이 없는 A 임원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블록딜 의혹으로 사퇴

앞서 SG증권발 주가 급락사태와 관련해서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한 비난이 제기됐다. 김 회장은 주가 급락사태가 일어나기 2거래일 전에 다우데이터 주식 140만 주 약 605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을 소유한 김 회장이 적어도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주식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김 회장을 꼭 집어 주가 폭락의 배후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문제가 확산하자 김 회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매각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국민에게 상실감을 준 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과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는 수사과정에서 드러나겠지만, 키움증권 계좌를 통해 주가조작 세력들의 주식매매가 많았다는 점에서 사전 인지 여부는 밝혀져야 할 것이다.

금융위, 주요주주의 보유주식 매각 사전 공시 방안 검토

이처럼 증권가에서 연이어 잡음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증권사의 내부통제가 한계에 다다랐고 제도적 정비를 통해 문제점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현행법상 회사의 주요주주가 보유주식을 매도하는 데 대해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장내 매도는 물론이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을 통한 대량 매도는 이번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서 보듯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회사 내부자의 주식 매도는 미리 사전에 공시하도록 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또 한국거래소도 장내에서 이뤄지는 거래만 감시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장외 거래가 불공정 거래를 유도하는 경우 조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정치권, 증권범죄 예방 법안 마련 중

정치권에서도 법률 개정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 힘 의원은 자본시장법을 고쳐 주가조작 관계자에 대해 최대 10년간 증권 계좌 개설을 금지하고 금융상장사 임원으로 취업하는 것을 막는 내용을 추진하고 있다. 

윤 의원은 증권범죄를 막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발해 형사처벌하는 사후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증권거래를 금지하고 임원 선임을 제한함으로써 증권범죄를 예방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금융위와 협의를 거쳐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과 관련한 범죄는 아무리 법과 제도를 촘촘하게 갖춰도 이를 피해 일어나기 마련이다. 범죄가 발생한 이후에 법을 고치고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이상 징후에 대한 감시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현장에서 거래를 주관하는 증권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내부통제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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