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정청래 당대표 사퇴, 연임 도전 예고…'명청대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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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당대표 사퇴, 연임 도전 예고…'명청대전' 현실화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6-06-24 16:10:21
鄭 "李대통령과 운명 공동체…의리 끝까지 지킬 것"
"李정부 중도실용, 개혁 멈출수 없어"…차별화 꾀해
문재인 만나 10분 대화…"따뜻하게 손 잡아주셨다"
친노·친문 vs 뉴이재명 지지층 분열…사생결단 예상
鄭 맞서 김민석·송영길 조만간 출마…3자 대결 구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사퇴했다. 새 지도부를 뽑는 8·17 전당대회 출마용 행보로 비친다. 당대표 연임 도전을 예고한 셈이다. 친명계의 거센 불출마 압박에도 마이웨이를 선택한 것이다. '명청대전'이 불가피해졌다. 6·3 지방선거 후 집권세력의 권력투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제 정신적 지주", "저는 노무현 키즈",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양 능라도 경기장 연설을 잊을 수가 없다"며 전직 대통령과의 인연과 업적을 강조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뉴시스]

 

또 현직 대통령을 한껏 치켜세웠다. 정 대표는 "이재명 당대표 시절 최고위원이었다"며 "이재명 죽이기에 맞서 이재명 대표의 가장 옆자리에서 함께 싸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며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저도 성공한다. 그러니 의리는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정부는 중도 실용을 앞세우지만 개혁은 멈출 수 없다"고 차별화를 꾀했다. 전대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지 기반인 강성 지지층을 향한 구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읽힌다.

 

그는 "비록 가시밭길일지라도 오직 민심, 오직 당심만 보고 저의 길을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대에서 당선돼 약 11개월간 임기를 보냈다.

 

정 대표가 사실상 연임 도전 수순을 밟으면서 극심한 계파갈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차기 당권이 중요한 만큼 '명청대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임기 2년의 새 당대표는 200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원내 권력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 이를 디딤돌로 차기 대권 도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현재 권력인 대통령으로선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위험이 닥칠 수 있다. 친명계가 6·3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 정 대표 연임 포기를 결사적으로 관철하려 했던 이유다.

 

이 과정에서 여권 지지층도 갈려 내분이 격화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정청래 대항마'로 나선 건 개인의 정치적 의욕과 함께 친명계 진영의 이해가 작용한 결과다. 송영길 전 대표가 가세한 것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전통 지지층이자 구주류인 친노·친문 진영은 정 대표를 밀고 있다. '뉴이재명' 그룹은 김 총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김 총리와 연대 전선을 구축해 정 대표 연임을 저지하겠다는 걸 노리고 있다. 당권투쟁이 3파전으로 진행되며 친명·친청계의 사생결단식 총력전이 예상된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막판까지 계파 간 신경전이 벌어진 건 예고편이다. 김 총리와 가까운 강득구 최고위원은 8·17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강 최고위원은 "합당 문제, 재보선 전략 공천 과정에서 최고위에서 최소한의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당원 주권은 특정인의 권한이 강해지는 게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방선거 책임을 지고 출마하지 않겠다"며 "저는 정치를 하며 잘못됐을 때 책임을 지는 게 기본이라고 배웠다"고 꼬집었다.


친청계는 맞받아쳤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호'의 선장이고 민주당의 선장은 정 대표"라고 말했다.


이성윤, 박규환 최고위원은 검찰개혁 최대 쟁점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선명성을 선호하는 지지층 공략을 위해 정 대표가 주도해 온 검찰개혁에 대한 속도전을 촉구하는 발언이다. 

 

정 대표는 사퇴 후 첫 상징적 일정으로 문 전 대통령과 만났다. 친노·친문 지지층 결집과 지원을 구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정 전 대표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약 10분 동안 얘기를 나눴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의 평산책방 부스에서 예방 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정 전 대표는 대화 후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대통령 4분의 책이 전시돼 있어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께) 사퇴의 변으로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꽃피워야 된다고 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잘했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오랜만에 봬 너무 반갑고 또 건강하신 것 같으니까 굉장히 좋았다. 굉장히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셔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도 했다.


김 총리와 송 전 대표도 조만간 출마할 예정이다. 김 총리는 한성숙 총리 후보자의 25, 26일 인사청문회 등 국회 인준 절차가 마무리된 뒤 당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당정의 완벽한 일치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대 출마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30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출마 행보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 지난 18일 대통령 관저에서 2시간가량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송 전 대표는 만찬에서 "3자 구도로 가서 김 총리와 단일화하는 방안을, 결선투표에서 (표심이) 모이는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고 박지원 의원이 전했다. 박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와 전화했다며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정 대표 사퇴로 한병도 원내대표가 전대까지 대표 직무를 대행한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당무위원회 의결 절차 등을 통해 전당대회준비위(전준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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