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자의 눈] 친일은 당연?...'자유주의'로 덮을 수 없는 이병태의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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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친일은 당연?...'자유주의'로 덮을 수 없는 이병태의 막말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6-03-04 16:01:53
총리급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에 이병태 교수 임명
친일, 세월호, 최저임금 관련 극언으로 거듭 논란
정의로운 통합과 거리 먼 인사…조속히 철회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총리급에 해당하는 비중 있는 자리다.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임명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친여 야당인 조국혁신당은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인사 제고를 요청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번 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2020년 11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 교수가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킨 극언을 SNS 등을 통해 거듭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치매", "정신분열증" 같은 극단적 표현을 동원해 비난한 것 등 여러 사례가 있지만, 두 가지만 살펴보자.

하나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에 한 "친일은 당연한 것"이라는 발언이다. 당시 일본을 비판하는 여론이 고조되던 때였다.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리자 일본 정부가 경제 보복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기에 이 교수는 국내의 과도한 일본 비판 여론이 문제라는 취지로 "친일은 당연한 것", "정상적인 것"이라고 발언했다. "반일이 반대로 비정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더 나아가 "지금 일본 사람들이 일제 강점기에 (대해) 책임과 죄의식을 가지라는 말은 유태인이 예수를 죽였으니 처형해야 한다는 나치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했다.

일제의 전쟁 범죄에 대한 비판 의식도, 침략 전쟁에 동원돼 삶이 짓밟힌 이들의 아픔에 대한 공감도 찾아보기 어려운 발언들이다. 이번 인사가 적절한지 논의할 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요소다.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많은 사람의 삶을 좌우할 노동 조건 등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다른 하나는 역시 문재인 정부 시기에 한 세월호 참사 추모 비하 발언이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 추모를 "타락한 정치권력 놀음", "이 사회의 천박함의 상징"이라고 폄하했다.

가족과 지인을 잃은 이들의 가슴에 다시 대못을 박는 2차 가해이자, 유족의 아픔에 공감하고 안전 사회를 염원하며 추모한 수많은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발언이다.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 교수는 3일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불편함이나 상처를 느끼셨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저는 공직이라는 무게를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자유주의자 시각에서 오로지 나라가 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절박함에 매몰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와 관련된 논란은 단지 "정제되지 않은 표현" 차원으로 축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친일,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에서도 드러났듯이 기본적인 역사의식,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을 비롯한 세계관 차원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거듭된 극언의 사상적 근거와 관련해 "자유주의자 시각"을 언급한 부분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강제 징용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대신 "친일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세월호 참사 추모를 비하한 것을 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4일 취임 선서 후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통합 정부, 유연한 실용 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혁신위원 등을 역임한 이 교수를 총리급으로 임명하는 것이 통합과 실용 행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전혀 그렇지 않다. 정의로운 통합과도, 유연한 실용과도 거리가 먼 인사다. 세월호 참사 추모 폄하 등을 비호할 요량이 아니라면 조속히 인사를 철회하는 것이 답이다.

 


 

▲ 김덕련 기자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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