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헌재, '유산 상속 강제' 유류분 제도 위헌·헌법불합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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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유산 상속 강제' 유류분 제도 위헌·헌법불합치 결정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4-04-25 20:46:52
형제자매 유류분 규정한 민법 1112조 4호는 위헌 결정
민법 1112조 1~3호와 1118조 일부는 헌법불합치 결정
"패륜 행위 상속인의 유류분 인정은 국민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해"

고인의 뜻과 무관하게 고인의 형제자매가 유산을 일정 부분 상속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 유류분(遺留分) 제도는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헌재)에서 결정했다. 패륜 행위를 한 가족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 등은 헌법과 불합치한다는 결정도 나왔다. 

 

▲ 헌법재판소가 25일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 등에 대해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지난해 5월 1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유류분 관련 민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기 위해 열린 공개 변론 모습. [뉴시스]

 

헌재는 25일 유류분 제도의 위헌 심판 제청 및 헌법소원 사건에서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 4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민법 1112조 4호는 즉시 효력을 잃게 됐다.

헌재는 "형제자매는 상속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 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배우자·부모·자녀의 유류분권을 규정한 민법 1112조 1~3호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가족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않은 구성원의 유류분권을 박탈할 수 있는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불합리하다는 판단이다.

헌재는 "피상속인(고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밝혔다.

다만 즉각 "효력을 상실시키면 법적 혼란이나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민법 1112조 1~3호에 대해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효력을 인정하고, 국회에 법을 개정할 시간을 부여했다.

헌재는 민법 1118조 일부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공동 상속인 중 고인을 상당 기간 동안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사람에게 고인이 생전에 증여한 재산을 유류분 배분의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헌재는 민법 1113조, 1114조, 1115조, 1116조 등 유류분에 대한 그 밖의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유류분 규정에 대한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은 1977년 민법에 이 조항이 신설된 지 47년 만이다.

민법에는 배우자, 직계비속(자녀 등), 직계존속(부모 등), 형제자매 등이 유산에서 받을 수 있는 비율(법정 상속분)이 규정돼 있다. 피상속인이 유언 없이 사망하면 유산은 법정 상속분대로 분배된다.

그런데 고인이 특정 상속인에게 유산을 모두 주겠다는 등의 유언을 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다른 상속인들도 유류분 제도를 활용해 유산을 청구할 수 있다. 유류분은 배우자와 직계비속의 경우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법정 상속분의 3분의 1로 규정돼 있다.

유류분 도입 취지는 장남을 중심으로 한 아들 위주로 상속이 이뤄지던 상황에서 여성 배우자와 다른 자녀들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후 40여 년 동안 한국 사회가 많이 바뀌면서, 변화된 상황을 고려해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그간 적지 않았다.

 

KPI뉴스 / 김덕련 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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