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급식노동자들 "죽음의 일터가 아닌 안전한 일터 만들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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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노동자들 "죽음의 일터가 아닌 안전한 일터 만들어 달라"

이상훈 선임기자
기사승인 : 2023-03-14 15:38:57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갈월동 노조회의실에서 개최한 '교육부의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결과 발표에 대한 당사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현장 노동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갈월동 노조회의실에서 '교육부의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결과 발표에 대한 당사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교육부가 '학교급식실 조리환경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공개한 '학교 급식 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14개 시·도 검진자 2만4065명 가운데 폐 시티(CT) 촬영으로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판정을 받은 급식 종사자는 139명(0.58%)이다. 이들에 대한 추가 조직 검사 결과 31명(0.13%)이 폐암 확진을 받았다. 확진자의 평균 연령은 54.9세, 평균 종사기간은 14.3년이었다.

이와 별도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폐암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급식 종사자는 29명(승인 23명, 불승인 3명, 심사중 3명)으로, 그 수를 더하면 60명에 이른다. 이번 정부 발표에는 서울·경기·충북 지역 검진 결과가 빠져, 이들 지역의 통계가 더해지면 폐암에 걸린 급식 종사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학비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적정 수준의 인력을 충원하고 환기 시설을 개선하라"며 "(정부가) 무상급식의 가장 큰 공헌자인 학교 급식노동자의 희생을 망각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학비노조는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상급식이라는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이는 급식을 만들다 구부러진 학교 급식노동자의 손가락과 화상으로 얼룩진 피부, 폐 속에 자라난 암세포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열악한 급식실 환경 때문에 신규 채용이 어려워 일선 학교에서는 대체인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급식실 충원 없이는 급식노동자의 폐암 예방이 불가능하고 안전한 급식도 담보할 수 없다"며 "정부는 학교 급식실에 적정인원을 충원하고 환기 시설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증언에 나선 인천의 한 학교에서 13년째 근무하는 급식노동자는 "작년 8월에 폐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후 회복 중"이라며 수시로 말을 멈추고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그는 "동료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도 남은 동료들이 배식시간에 맞춰 미친 듯이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 급식노동자다. 모두가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엄격한 건강검진을 받고 통과되어야 하지만 몇 년 하고 나면 몸은 만신창이가 된다. 휴직 기간도 곧 끝나 조만간 출근해야 하지만 이 몸으로 힘든 일을 할 자신이 없다. 산재 신청을 했지만 교육청은 어떤 조치도 노력도 안하고 있다. 이러한 급식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도 성의도 없는 당국에 분노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서 증언에 나선 서울지역 8년차 급식노동자는 "2월에 폐 일부 절제 수술을 받았다"며 증언 도중 기침을 하고 호흡을 힘들어했다. 그는 "급식실을 노동자들에게 죽음의 일터가 아닌 안전한 일터가 되도록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갈월동 노조회의실에서 개최한 '교육부의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결과 발표에 대한 당사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노동환경연구소 이윤근 소장(오른쪽)이 검진결과를 분석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KPI뉴스 /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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