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미국·유럽 은행 부도위험 높아지는데…국내은행은 '튼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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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은행 부도위험 높아지는데…국내은행은 '튼튼', 왜?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3-03-21 16:29:43
SVB·CS 관련 익스포저 소액…"건전성·유동성 신뢰도 높아"
안심하기는 일러…세계 최고 수준 모바일뱅킹이 독 될 수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유럽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도 파산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 부도 위험이 최근 급등했다.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가 현실화되면서 은행 신뢰도가 악화된 탓이다. 

반면 국내은행 부도 위험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는 국내은행들이 SVB와 CS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별로 없는 데다 국내 소비자들의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2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미국 JP모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96%포인트로 지난 10일(0.80%포인트) 대비 0.16%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0.89%포인트에서 1.14%포인트로, 웰스파고는 0.83%포인트에서 1.02%포인트로 상승했다. 씨티는 0.95%포인트에서 1.15%포인트로, 골드만삭스는 0.99%포인트에서 1.16%포인트로 뛰었다. 

유럽 은행들 CDS프리미엄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독일 도이체방크 CDS프리미엄은 17일 기준 1.67%포인트로 지난 10일(0.93%포인트) 대비 0.74%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GS)은 0.63%포인트에서 0.98%포인트로, 영국 바클레이스는 0.91%포인트에서 1.17%포인트로 올랐다. 

UBS에서 인수되면서 겨우 파산위기를 벗어난 CS의 17일 기준 CDS프리미엄은 9.41%포인트다. 일주일 전(4.15%포인트)보다 5.26%포인트 폭등했다. 

CDS는 정부나 기업의 채권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상품이다. CDS프리미엄이 높을수록 그 정부나 기업의 부도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SVB 파산은 비슷한 사업구조를 지닌 미국 중소형 은행 전반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켰다. 신뢰 하락 파도는 대형 은행으로도 번져갔다. 

CS는 세계 5위 규모 IB라 여러 미국·유럽 금융기관과 거래하고 있다. 따라서 CS 관련 익스포저가 많은 미국·유럽 은행들의 신뢰도가 떨어졌다. 

반면 국내은행은 잠잠한 모습이다. 17일 기준 KB국민은행 CDS프리미엄은 0.43%포인트로 지난 10일(0.42%포인트) 대비 0.01%포인트만 올랐다. 하나은행(0.43%포인트)과 우리은행(0.44%포인트)도 0.01%포인트 상승했으며, 신한은행(0.47%포인트)은 변화가 없었다. 

▲ 최근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 부도위험이 급등했으나 국내은행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UPI뉴스 자료사진]

국제금융센터는 "국내은행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행들은 SVB 및 CS 관련 익스포저가 얼마 되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내은행은 SVB나 CS 관련 익스포저가 크지 않은 데다 양호한 유동성과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SVB나 CS와 달리 국내은행은 유가증권 투자 비중은 낮고, 대출 투자 비중이 90%가 넘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급격한 금리 상승에 취약하지 않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은행 사업모델은 SVB나 CS와 판이해 이번 사태가 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국내은행의 건전성과 유동성은 우수하다"며 "그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단단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또 다른 금융기관이 쓰러지면서 그 여파가 국내에 상륙할 수 있다. 시장에 불안심리가 커지면 국내에서도 '뱅크런'(대규모 은행 예금 인출)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SVB를 쓰러뜨린 것도 뱅크런"이라며 "시장에 불안심리가 형성되면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모바일뱅킹이 세계 최고 수준이란 점이 뱅크런 발생 시에는 되레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모바일뱅킹 이용금액이 14조 원을 넘고, 전체 은행 거래 가운데 모바일뱅킹 비중도 약 40%에 달한다"며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모바일뱅킹으로 은행 예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위원장도 국내은행 유동성·기초체력이 탄탄하다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보다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경기대응완충자본 등 추가 자본 적립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매주 금융사 유동성비율과 연체율 관리·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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