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LH 약속 위반에 110필지가 '맹지'로…지주들 "살려주세요" 민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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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약속 위반에 110필지가 '맹지'로…지주들 "살려주세요" 민원글

박유제
기사승인 : 2023-03-22 17:21:06
창원시 내서읍 상곡리 주공아파트…대체도로 없어 재산권 행사 불가
권익위 권고에도 경남개발공사 등 공공기관 토지주 등 피해에 '뒷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아파트를 신축한다며 관습법상 도로(현황도로)를 수용하는 바람에 110필지에 달하는 도로 위 토지가 졸지에 '맹지' 상태가 돼버렸다면 납득할 수 있을까.

더욱이 관련 공공기관들이 지난 30년 간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수십명의 토지주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지난 13일 경남도 홈페이지 '도지사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민원글이 올라왔다.

창원시 내서읍 상곡리에 주공아파트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도로 6필지가 아파트 부지로 편입돼 개발행위 등 재산권 침해는 물론 자신의 땅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아파트 관리소로부터 출입 허가까지 받아야 한다는 기막힌 내용이었다.

▲ 창원 내서읍 상곡리 주공아파트의 노란색 실선 부분이 당초 계획한 대체도로다. 현재는 아파트 공유부지와 주차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상곡 주공아파트 도로개설 추진위원회 제공]

취재진이 이를 확인해 본 결과, 경남개발공사로부터 택지를 사들여 지난 1993년 주공아파트를 신축한 LH가 공사 과정에서 지적도상 도로 6필지를 아파트 부지에 편입시켰다.

이로 인해 인근 논밭을 경작하던 110필지 3만㎡ 규모의 땅 주인들은 도로가 멸실되면서 개발행위는 물론 자유로운 통행마저 불가능해졌다.

당초 경남개발공사와 LH는 택지 매매 과정에서 개천을 복개해 도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LH가 합의내용을 번복하고 하천 복개 구역을 주차장 등 아파트 공유부지로 활용하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이후 아파트 뒷쪽의 토지주와 사찰을 찾는 신도 등은 LH가 건립한 임대아파트와 일반분양아파트의 동과 동 사이를 지나야하기 때문에 입주민들과의 언쟁이나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작 등을 위해 농업기계를 동원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다.

결국 내서읍 상곡리 주공아파트 도로개설 추진위원회까지 결성한 토지주 등은 지난 2002년 국민권익위원회(당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권익위는 사업시행자인 LH와 택지개발 및 분양사인 경남개발공사, 사업 승인 주체인 창원시가 공동으로 대체도로 개설을 할 것을 권고했다.

경남개발공사·LH, '개천 복개' 도로 이용 약속하고도 합의 번복
권익위, 대체도로 개설 권고에도 공공기관 20년째 '나몰라라'


하지만 그뿐이었다. 창원시 갈등조정위원회와 LH가 주공아파트 입주민 대표들과 만나 절충을 시도했지만, 반대 입장만 확인한 채 합의도출에는 실패했다. 이어진 수십 차례의 민원 제기에도 이들 공공기관은 적반하장으로 도로개설 추진위가 입주민들을 설득하면 도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 추진위 측 주장이다.

참다못한 도로개설 추진위는 지난해 9월 청와대와 감사원장, 국토교통부장관, LH 사장, 경남개발공사 사장, 국민권익위 위원장, 경남도지사, 창원시장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민원 처리 결과는 '도돌이표' 형국이다.

도로개설의 1차적 책임이 있는 LH는 민원 내용에 대해 "택지개발사업으로 사업지구 밖의 도로와 통행로가 단절됐다면, 택지개발사업자(경남개발공사)가 멸실될 시설을 토지이용계획에 반영해 대체시설인 도시계획도로를 설치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대체도로 개설 의무가 경남개발공사에 있다는 얘기다.

경남도가 민원처리를 이송한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창원시와 LH 등이 참석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수차례 진행했지만, 주택용지 매매가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대체도로를 개설하는 등 민원을 처리해 줄 수 있는 행정적 근거가 없다"며 발을 뺐다.

이에 대해 내서읍 상곡리 주공아파트 도로개설추진위의 심재효 위원장은 "LH가 중장기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토지 매입 사업을 통해 주공아파트 윗쪽의 땅을 매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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