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사용자성 인정' 중견 건설사로 확대…실제 교섭까지는 변수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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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성 인정' 중견 건설사로 확대…실제 교섭까지는 변수 산적

설석용 기자
기사승인 : 2026-06-25 17:15:07
서희·코오롱·태영·금호 등 8곳 사용자성 인정 결정
앞서 대형 건설사 10곳 인정한 데 이어 중견사로 확산
계약주체·대표성 등 문제 남아…교섭 성사는 미지수

건설 업계에서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대형 건설사에서 중견 건설사로 확대되고 있다. 대형사뿐 아니라 중견·중소 건설사들도 이제 하청 노조에 대한 법적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된 상황이다. 다만 사용자성 인정이 곧 교섭 성사로 이어지기까지는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25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따르면, 전날 서희건설, 제일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우미건설, 대방건설, 금호건설, 대광건영 등 8개 중견 건설사에 대한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심의는 경기·전남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진행했다. 경기지노위는 대방건설·태영건설·서희건설·코오롱글로벌을, 전남지노위는 우미건설·금호건설·대광건영·제일건설을 각각 심의했다.

 

중견 건설사가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호반건설, 두산건설, 효성중공업, HL 디앤아이한라, 반도건설, 쌍용건설, 계룡건설도 조만간 심의가 열릴 예정이다.

 

앞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대형 건설사는 10곳이 사용자성을 인정받았다.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한화 건설부문, 현대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다. 

 

10대 건설사 중 마지막으로 남은 대우건설도 이달 초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사용자성 판단 신청이 접수돼, 빠르면 다음달 심의가 열릴 전망이다.

 

건설노조가 건설사 전반을 대상으로 '사용자성' 인정 심의를 신청을 하는 것은, 이들이 하청 노조의 '진짜 고용주'라는 것을 확인받기 위해서다. 

 

하청 노조는 원청사인 건설사들의 하청 업체와 계약을 한 노동자들이라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는 안전 등 문제에 대해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또 건설현장에서의 작업 지시는 사실상 원청사로부터 이뤄진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앞으로도 사용자성 인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노조는 최종적으로 86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이 사용자성을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대형사에 이어 중견사들도 사용자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나머지 회사들도 결과가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사용자성 인정이 곧 교섭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동자들이 계약한 주체는 하청 회사이기 때문에 임금이나 복지에 대한 얘기는 그들과 나눠야 한다. 이미 계약된 임금 사항에 대해 원청사가 의견을 낼 이유도 없고, 요구를 받아줄 의무도 없다는 것이다. 

 

원청사는 사업 현장이 문제 없이 운행되도록 안전 등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수준에서 머무를 수 있다. 건설노조 관계자도 "임금 자체는 교섭 안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표성 문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건설노조는 교섭을 위한 대표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에는 목수, 철근, 타설, 타워크레인 등 일부 공정의 노동자들만 포함돼 있다. 원청사와 교섭을 하기 위해서는 현장 전체 노동자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원청사가 바로 하청 노조와 교섭을 하게 된다면 하청 회사의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면서 "건설산업기본법에 맞는 건지 많은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원도급 회사에서도 어떤 식으로 교섭을 해야 하는 건지 막막할 것 같다"며 "현장 노동자들이 단체의 모습으로 와야 하는데, 개인의 주특기가 다 다르고 고용의 형태도 다 달라 조직을 이루고 협상의 테이블로 갈 수 있을지 의문도 든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건설사들들은 심의 결과를 순순히 수용하지 않고 있다. 대형사 가운데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 공고문을 게시한 곳은 삼성물산과 GS건설,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뿐이다. 다른 건설사들은 상황을 지켜볼 뿐,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건설노조 김준태 교육선전국장은 "빠르면 올 7~8월부터 원청사와 대화를 하고 싶지만, 건설사들이 교섭 자리에 나와서 원활하게 대화할지는 모르겠다"며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청 노조와 교섭을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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