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난방비 사태, '전 정부 탓'으로 해결하려는 尹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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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난방비 사태, '전 정부 탓'으로 해결하려는 尹 정부

UPI뉴스
기사승인 : 2023-02-03 09:27:31
정부·여당, 예고된 난방비 사태 대책 안 세워
원전 가동률 오히려 증가했는데도 '탈원전 탓'
여야는 책임 소재 공방만…불편은 국민의 몫
난방비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제LNG(액화천연가스) 가격 동향부터 알아야 한다. 국내 가스요금은 국제LNG가격과 원·달러 환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2016년 이후 국제LNG가격은 MMBTU(열량가격단위)당 3달러를 중심으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해왔다. 코로나 발생 직후 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1년도 안돼 다시 3달러를 회복했다. 이후 가격이 급등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크지 않다는 안도감과 원자재 공급난이 겹치면서 2021년 10월에 LNG가격이 6달러까지 치솟았다.

진짜 문제는 작년이었다. 2월 말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자 LNG가격이 9달러를 넘었다. 주요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분쟁이 발생해 공급 차질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국제LNG가격과 국내 가스가격 차이로 인한 손실을 미수금으로 처리해 왔다. LNG가격에 따라 가스공사가 적자가 나기도 하고 흑자가 나기도 하므로 손실을 일단 못 받은 돈으로 분류해 놓은 것이다.

2021년까지는 미수금이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2018년 말 6200억 원이었던 미수금이 2021년에 1조7656억 원으로 늘었지만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작년인데, 국제LNG가격 상승으로 미수금이 9조 원으로 증가했고 이를 메우기 위해 국내 가스가격을 빠르게 올렸다. 

난방비 사태가 발생하자 여야가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전 정부의 책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크게 비난 받을 정도는 아니다. 국제LNG가격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건 2021년 6월부터다. 그 때부터 국내가스가격을 올려야 했었다고 주장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제품가격에 즉각 반영하는 건 기업도 할 수 없고 하지 않는 일이다.

가스요금처럼 국민생활과 직결된 품목은 인상을 최대한 미루게 되는데, 2021년 말에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1조8000억 정도였던 걸 감안하면 가스 가격을 꼭 올려야 할 정도로 시급한 상황이 아니었다.

작년은 여야 모두 정치적 필요에 의해 대응을 늦췄다. 전정부가 대선 전까지 가스가격 인상을 미뤄온 것처럼 현정부는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가스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6월은 국제LNG가격이 9달러를 넘는 등 상황이 최악을 향해 가고 있는 때였는데 말이다.

이번 난방비 사태는 어느 정도 예고됐었다. 작년 한해 가스요금을 40% 가까이 올린 효과가 겨울에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데도 정부·여당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 난방비 상승이 불가피하면 국민들에게 전후 사정을 잘 설명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런 일은 하지 않고 문제가 터지자 전 정부 책임을 들고나왔다.

'탈원전'도 비슷하다. 2018년에 66%였던 원전 가동률이 작년에 81%가 돼 원전가동이 오히려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탈원전 탓을 했다. 

경제문제를 정치문제로 바꾸어 버리면 해결책은 사라지고 공방만 남게 된다. 불편은 국민의 몫이 되고,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여당이 더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언제까지 전 정부 탓만하고 있을 건지 정부·여당의 대응 태도가 참 초라하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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